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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원내대표 이모저모

“협상에 간섭한건 오히려 이해찬·문재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밝히는 결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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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딱 한번 김종인 비대위원장 뜻 확인…민주당은 책임전가하는 것”

“(국회 복귀) 상황 봐서 하겠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지금 권력은 찰대로 찼다”

“비대위에서 대선후보를 찾는 과정 곧 시작할 것”

“미스터트롯도 다 기성가수였다”


경향신문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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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60)는 1일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강탈해서 깨진 것”이라며 “협상을 간섭·방해한 건 오히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협상 결렬 후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 대해선 “대통령이 7월 3일을 정했는데 거기에 (따라) 들어갈 순 없다”고 했다. 국회 복귀 시점을 두고는 “상황을 봐서”라고 여지를 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1시간 동안 진행한 인터뷰에서 협상 결렬 이후 “화나고 무력감을 느끼는 한편 (선거에서 진) 회한도 느낀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의 ‘의회 독식’을 거론하면서 “달도 차면 기울 듯이 지금 권력은 찰대로 찼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의 대선후보와 관련해서도 “비대위에서 대선후보를 찾는 과정을 빨리 하자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스터트롯 등의 방식을 거론하면서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이나 다 기성가수 였는데 눈에 안 띄었지 않는가”라며 “후보 찾는 과정이 곧 선거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33년만에 여당 단독으로 원구성이 됐다. 소회는.

“33년만 아니다.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위원을 강제배정한 건 해방 이후 처음이다. 화나고 무력감을 느끼고 의회민주주의가 다 무너졌다는 울분이 대단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보면 우리가 선거에서 져서, 우리가 잘못한 점에 대한 회한이 많다.”

-협상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처음하고 끝이 제일 힘들었다. ‘11대 7’ 상임위원장 의석 비율은 양해됐다고 했다가 ‘언제 11대 7로 주겠다고 했느냐’고 했던 순간에 고민을 했다. 지금은 그때 ‘협상을 완전히 깨버리고 멋대로 하라고 할 걸’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 뒤로 협상이란 게 없었다. 저쪽(민주당)은 만나고 노력하는 모양새만 취했다. 의장실에서 보자고 할 때도 이용 당한다는 걸 알았다. 우리는 법사위를 뺏긴 상태를 용인하는 협상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민주당에서) 줄 수 있는 최대치가 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걸 저쪽은 상당한 의견접근이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합의했다가 당내 이견 때문으로 뒤집어 씌운 게 제일 힘들었다.”

-협상 이후 통합당 내 추인 과정에서 뒤집어졌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은 일본군 위안부 국정조사와 한명숙 전 총리 청문회를 지금 사인하고 기정사실화해야 (민주당내에서) 돌파가 된다는 거였다. 그러나 우리는 당내 의사를 확인해봐야 하는 과정이 있었다. 우리당 3선 의원들 15명인데 7명이 법사위 없이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그는 직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기록을 보여주려고 했다.) 타협하자는 사람이 셋 밖에 없었다. 법사위도 못 가져오고 당사자(상임위원장 후보군)들이 반대하는데 어떻게 돌파하는가.”

-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개입설을 계속 주장한다. 실체는.

“협상 과정은 원내대표가 다 알아서 하는 것이다. 딱 한번 민주당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뜻을 확인해본 적 있다. 그걸 가지고 몰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책임전가 하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 역할이 있었다고 보는가.

“‘원구성 협상이 이번주 넘기면 김태년 원내대표 책임이다’ 이런 말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얼마나 압박을 했는가. 누가 더 간섭하고 협상을 방해 한건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호흡은 어땠나. 평가해달라.

“김 원내대표야 자당의 이익 관철위해 저리 돌격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나 싶다. 권력은 손에 쥔 모래와 같아 세게 쥘 수록 다 빠져나간다. 혼자 가면 멀리갈 것 같지만 같이 가야 멀리간다. 한국정치가 숙의민주주의 상생 협치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절호의 기회를 날렸다.”

-수적 열세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구도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해법은.

“해법은 <삼국지> 첫 장에 나와 있다. 천하는 합쳐지면 갈라지게 마련이다.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기 마련이다. 권력의 법칙이다. (이미) 찰대로 찼다.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국정운영 실력으론 이 난관을 돌파할 능력도 없고 방향도 잘못됐다.”

-그래도 추경 심사에는 들어가야 하지 않나.

“35조원 추경 심사를 3일 만에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추경을 통과시키라고 7월 3일을 작전날로 정했다. 거기에 들어갈 수 없다. 7월 국회를 또 열겠다면서 35조원 심사하는데 일주일을 더 들여다보는 게 왜 안되는 건가. 이런 것들이 조직이 망해가는 안 좋은 신호다.”

-추경 이후 7월 임시 국회는?

“상황 봐가면서 하겠다.”

-바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나는 공수처를 찬성한 사람이다. 대통령 측근을 수사하기 위한 기관이라면 공수처장 추천권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일이다. 그런데 특별감찰관을 3년째 임명 안 하면서 공수처를 드라이브 거는 건가. 차라리 대통령이 검찰을 손보기 위해서 했다고 한다면 말이라도 앞뒤가 맞다.”

-야당 몫 2명 후보 추천할 건가.

“때가 되면 하겠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 위헌법률 심판 청구 들어가 있으니 결과 봐야 된다. 공수처 출범했다가 위헌 나면 누가 책임질 건가. 허겁지겁하다보니 인사청문회법도 만들어놓지 않았다.”

-7월 임시국회의 급선무는 공수처 관련 법인가.

“우리로선 급선무 아니다. 7월 국회 열리면 문 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드러내겠다. 정의연 관련 의혹과 한 전 총리 재판 번복 시도,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 항공,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주택정책 실패 등을 낱낱이 알리겠다.”

-차별금지법 관련 통합당 입장은.

“문제는 성 정체성 관련 부분이다. 기독교 보수계, 유림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차별이 없어지고 평등의 영역이 넓어지는 건 바람직하지만 그 시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식 체계에서 가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성 정체성을 제외하고 법 만들겠다는 보도 이후에도 9000건의 항의 문자 폭탄이 나한테 왔다. 입법은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당 안팎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둘러싸고 대망론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그건 모르겠다. (미소) 조금 전에 만나뵈었더니 ‘이 당에 대통령 할 사람 빨리 좀 찾아’라고 하시더라.”

-김 위원장은 당 밖에서 누군가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귀곡천계(貴鵠賤鷄)라는 말이 있다. 고니를 귀히 여기고 닭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데서만 귀한 것을 찾는다는 뜻이다. 알을 낳고 고기도 되는 닭은 맨날 옆에 있으니까 천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의총에서도 (김 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들을 너무 낮게 평가하는게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다. (김 위원장에게)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얼마전 윤석렬 검찰총장의 지지도가 3위까지 올랐다.

“우리 정치가 자꾸 백마 타고 오는 초인 기다리는데 그런 초인이 있었나. 그래도 (정치권에서) 훈련된 사람이 돼야 시행착오가 없다.”

-통합당에서 빨리 대선후보들이 나올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비대위에 말하고 있다. 곧 논의가 될 것이다. 위원회든 TF 형식이든 어떤 규칙으로 천하에 숨은 인재를 빨리 찾을 수 있는지 논의를 시작하겠다.”

-곧 만들어지나. 전국 순회 형식인가.

“천하는 그 시대 필요한 사람을 이미 다 내고 있다. 찾기만 하면 된다.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이나 다 기성가수였는데 눈에 안 띄었지 않는가. 다 있다. 후보 찾는 과정이 곧 선거 과정이 되어야 한다. 지금 룰은 당내 사람 밖에 될 수가 없다. 누구는 투트랙으로 하자고 한다. 당내에서 한명 뽑고, 완전 미스터트롯식으로 외부에서 뽑아서 마지막에 또 한번 하는 방안 등 여러 안들이 숙성되고 있다.”

임지선·박순봉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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