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 옛 소련권서 확진자 급증세

현지시간으로 26일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담당 국장 한스 클루게가 전날 옛 소련권 국가들을 포함한 30개 유럽 지역 국가들에서 최근 2주 동안 확산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 11개국의 확산 상황은 시급한 대응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역내 보건체계가 다시 붕괴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심각하게 악화했다고 경고했습니다.

클루게는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 증가세는 봉쇄 조치 완화로 초래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최근 일부 국가들의 방역 조치 수정(완화)이 발병률 증가 재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속해서 얘기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루게가 언급한 11개국에는 스웨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코소보 등의 유럽국가 외에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몰도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등 옛 소련 국가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옛 소련국가 가운데서도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우크라이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만1천117명으로 그 가운데 1천86명이 사망했습니다.

지난 하루 동안에만 1천10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전날 텔레그램 공식 채널에 올린 글에서 "오늘 신규 확진자가 약 1천명이 나와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병상 점유율이 많이 늘어났고 이는 우리가 심각한 감염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감염자 증가의 주요 원인은 방역 수칙 불이행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를 지키고 강력한 봉쇄 조치를 다시 취하지 않으려면, 마스크 착용·소독·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봉쇄 조치를 크게 완화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확산 상황도 악화일로입니다.

카자흐에선 지난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하루 400~5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이날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1만9천750명으로 늘었습니다.

누적 사망자는 140명입니다.

카자흐 정부는 국내 봉쇄 조치를 크게 완화한 것은 물론 지난 20일부터 국제선 항공편 정기 노선 운항 재개를 허가해 외국인 입국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카자흐 정부는 이번 주말 소규모 식료품점을 제외한 대형 매장들을 모두 다시 폐쇄하고, 외출도 금지하는 제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유럽의 옛 소련 국가 몰도바에서도 하루 3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며 이날 현재 누적 확진자가 1만5천453명으로 증가했고 그중 502명이 숨졌습니다.

또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도 며칠째 하루 2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4천204명으로 늘었습니다.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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