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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규제 사인에 바로 움직였나?…김포·파주·천안 집값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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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이후 수요 비규제지역으로 대이동

김포 주간상승률, 직전 6개월 추월 역대최대

파주·천안·아산도 문의 급증 속 상승폭 키워

김현미 “이상징후 보이면 언제든 추가 조치”

헤럴드경제

이번 6·17대책 규제지역에서 빠진 김포·파주·천안 등의 집값이 한 주만에 크게 올랐다. 사진은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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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비규제지역 집값이 ‘급등’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을 피해간 경기 김포는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상승폭이 올 들어 6·17 대책 직전까지의 상승폭을 넘어선 곳도 속출했다. 이런 풍선효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시장도 계속된 규제에 학습된 탓에 이전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고, 통계에까지 반영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풍선효과 지역에 대해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사인’에 투자수요 움직였다…김포 한 주 상승폭이 직전 6개월보다 5배=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8% 올랐다. 6·17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주(0.18%)보다 오름폭이 더 커진 것이다.

특히 김포는 1.8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이전까지 김포의 주간 변동률이 1%를 넘었던 것은 2013년 10월 7일(1.21%) 단 한 번뿐이다. 김포 아파트값은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0.35% 올랐는데, 한 주 새 이 수치의 5배가 넘는 상승률이 나오면서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나타냈다.

6·17 대책에서 경기 지역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가운데 김포는 이를 피해간 곳이다. 대책 발표 직전, 비규제지역으로 남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전세 낀’ 투자용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집중됐다고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김포 운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책 발표 이틀 전부터 저렴하거나 전세를 낀 매물들은 다 빠졌다”면서 “매수자들은 집도 안 보고 계약금부터 넣고,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운양동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2차’ 전용 59㎡는 지난 20일 최고가인 4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3억5000만~3억8400만원 수준에 거래됐었다. 인근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전용 84㎡도 같은 날 연초보다 1억원 오른 5억원에 손바뀜했다.

김포와 함께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파주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지역 아파트값은 일주일 만에 0.27% 오르며 올 들어 그전까지 집값이 0.26% 내렸던 것을 단 한 주 만에 만회했다.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전용 74㎡·5억6000만원), ‘힐스테이트 운정’(72㎡·5억4000만원) 등 지역 대장주를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도 온도차가 심해 집값 상승을 체감하는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온다. 운양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유명한 유튜버가 특정 단지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단지는 아예 매물의 씨가 말랐다”며 “반면 바로 옆의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단지는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김포 장기·마산동은 물론 파주 와동·동패동에서도 현 시세가 분양가에도 못 미치는 단지들이 있다.

▶규제 피한 천안·아산도 상승…조정대상지역 확대될까=이번 6·17 대책에서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새롭게 묶이면서, 인근 비규제지역인 천안과 아산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이다.

수도권 남부와 세종시, 청주시와 붙어 있는 천안과 아산은 대책 발표 후 일부 단지 호가가 수천만원 치솟았다. 천안은 불당동 등 신축 단지와 청당동, 성성동 등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천안 불당동의 A공인 대표는 “대책 발표 후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면서 매물이 부족해졌다”면서 “인근 청주처럼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물건을 잡으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아산은 탕정·배방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2억∼3억원대 아파트 매물 문의 전화가 상당히 많다”서 “대전과 청주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인근 천안, 아산 지역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천안은 특히 3년 3개월 만인 지난달,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이 예상돼 투자자들이 더욱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2일 기준 천안 아파트값은 0.42% 올라 전주(0.14%)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아산 아파트값도 0.16% 상승하며 전주(0.0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이상징후 보이면 언제든 추가 조치”=국토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은 즉시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풍선효과 판단을 위한 실거래가 형성 등 유의미한 지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6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정량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의적으로 이 동네는 조금 올랐으니까 규제 지역에 포함하고 저 동네는 내렸으니까 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역별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재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언제든 (규제지역에 포함하는)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자자들이 규제 지역을 피해 비규제 지역으로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두더지 잡기식 규제보다는 전국을 동시에 규제하는 방식이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김포와 천안 등 아파트값 급등은 일부 지역에 국한돼 당장 규제지역 지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제지역 지정시 정량·정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시간적 갭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상식·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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