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가운데 두고 정의연 지지·반대 대립
대학생들, 소녀상과 끈으로 묶어 연좌농성
보수단체들 "정의연 해체..윤미향 사퇴하라"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5차 정기 수요집회가 28년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고 있다. 28년간 매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렸던 수요집회는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에서 7월 중순까지 집회신고를 선점해 이날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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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던 수요시위가 28년만에 처음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24일 소녀상 인근에 집회신고를 한 보수단체들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해체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정의연은 이날 "밀려나고 탄압받아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우리 곁에 서주길 소망"
정의연은 이날 낮 12시 기존 평화의 소녀상 자리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제1445차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수요시위는 앞으로 보수단체 자유연대의 집회 신고 선점으로 오는 7월 15일까지 소녀상 앞이 아닌 인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부터 쏟아지는 장맛비에도 수요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시민 200여명이 모였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수요시위의 자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초점을 맞춰 경과보고를 이어나갔다. 이 이사장은 "지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 방한을 앞두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된 수요시위가 1400차를 넘겨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 생존자들의 고통과 아픔, 상실감과 좌절감이 얽혀있는 자리이자 사죄도 배상도 받지 못한 채 육체의 쇠락과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별이 되신 당사자들의 넋이 어린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께 했던 사람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뿌리채 흔드는 반역사적, 반인권적 행태가 무자비하게 슬픈 오늘, 그래도 저희는 변함없이 이 자리에 섰다"며 "밀려나고 빼앗기고 탄압 받고 가슴이 찢기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이 자리에 있겠다. 여러분이 함께 하는 한 이 자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용수 인권운동가와 길원옥 인권운동가를 언급하며 "어지러운 시가을 잘 견뎌내고 다시 우리 곁에 우뚝 서주시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 '정의연 해체' 외친 보수 시민단체들
자유연대를 비롯한 보수단체 관계자 100여명도 이날 소녀상 곁에서 "정의연은 해체하라"며 구호를 외치는 등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집회 무대차량을 설치하고 정의연 해체와 윤미향 의원 수사를 촉구했다.
또 보수단체의 시위 장소 선점에 반발한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은 소녀상 보호를 위해 전날인 지난 23일 오전부터 단체 회원 10여명이 우의를 입고 비를 맞으며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평화의 소녀상과 자신들을 끈으로 묶은 채 농성 중인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투쟁해온 장소를 보수단체에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충돌없이 끝이 났다. 소녀상 인근에서 1시간여 집회신고를 했던 정의연과 보수단체들은 집회를 마친 뒤 "해산시 가급적이면 뒤로 돌아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단체간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경찰 400명을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간 직접 충돌이나 접촉이 있으면 이격 조치할 계획이고, 현장서 충돌은 아니더라도 불법행위가 있으면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라면서 "특히 소녀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로구청은 연좌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평화의 소녀상 훼손을 우려해 끈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5차 정기 수요집회(오른쪽)가 28년만에 처음으로 연합뉴스 사옥 앞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고 있다. 소녀상 주변에는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이 연좌농성을 하고 있고, 좌측에는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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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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