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한국전쟁 70주년 기획전 '낯선 전쟁' 온라인 개막
김성환, 6.25스케치 1950년 6월 27일 돈암교부근, 1950, 종이에 연필, 채색, 19.3×2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포성이 울리고 포탄이 떨어지는 중에도 누군가는 사진과 그림으로 그 순간을 기록한다. 전쟁 후에도 상처와 아픔은 오래도록 남고, 작가들은 전쟁이 남긴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준비한 '낯선 전쟁' 전을 25일 온라인으로 개막한다.
올해 주요 전시 중 하나로 기획한 대규모 기획전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영상으로 먼저 선보인다. 이수정 학예연구사의 설명으로 전시를 소개하는 유튜브 생중계가 25일 오후 4시에 진행된다.
전시 제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과 분단,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벌어지며 점차 '낯선 전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국내외 작가 50여명의 작품 250여점을 모은 전시는 좁게는 한국전쟁의 비극과 상처를 다루고, 넓게는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조명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다룬 동시대 작품까지 전쟁을 소재로 한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먼저 전쟁 세대의 기억 속 한국전쟁을 소환한다. 김환기, 권영우, 우신출 등 종군화가단의 작품을 비롯해 '고바우 영감' 김성환의 스케치 연작 등을 볼 수 있다.
김성환은 발발 직후부터 전쟁 장면을 그림에 꼼꼼히 담았다. 1950년 8월 28일 개성을 폭격한 미군기, 1950년 9월 30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의 시체들, 1950년 7월 11일 아내를 잃고 통곡하는 남자 등 당시 상황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널리스트 존 리치와 사진가 맥스 데스퍼 등의 사진을 통해 이방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전쟁의 모습도 소개된다.
남북분단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 문제들에 주목한 작품들도 있다.
이동표의 '일인이역 골육상잔'(2000)에는 국군과 인민군의 모습을 한 남자가 보인다. 의지와 무관하게 예술학도에서 군인, 포로, 실향민으로 살면서 국군으로도 인민군으로도 전쟁에 나서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녹인 작품이다.
이밖에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관찰한 한석경의 '시언, 시대의 언어', 컴퓨터게임 같은 가상 공간에서 전쟁의 폭력성을 탐구한 김세진의 '녹색 섬광' 등 최근 작품도 소개된다.
전쟁으로 잃어버린 것과 훼손된 가치를 짚어보는 작품도 있다. 중국의 유명 설치미술가이자 반체제 예술 인사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벽면 작업 '폭탄'은 세계 각국 무기 50개를 시대와 파괴력 순으로 배치했다. 맞은편 벽 '오디세이'는 난민들이 처한 삶의 모습을 고대 벽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코로나19라는 또 하나의 전쟁과 최근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전쟁과 평화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기"라며 "인류애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시가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희망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 웨이웨이, '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 2016, 벽면부착 시트지, 가변크기,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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