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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네 번째 환매 중단 펀드인 크레디트인슈어드(CI) 펀드를 판매하는 도중 이상 징후가 나타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에서 투자자에게 제공한 CI펀드의 기준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 초부터 일부 기준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CI펀드는 본래 신용보험에 가입된 해외 무역금융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안내됐으나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플루토 등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면서 올 1월 환매가 중단됐다.
신한은행 측은 본래 라임이 CI펀드의 자금을 엉뚱한 곳에 투자한 것을 환매중단 직전까지 몰랐다는 입장으로 일관해왔다. 라임이 지난해 9월 20일 전후에 CI펀드에 해당 자산을 편입했고 이에 따라 펀드기준가가 변동하자 이를 감지하고 라임 측에 확인 요청을 했으나, 라임이 10월 초 플루토, 무역금융의 환매 중단을 발표하는 바람에 손 쓸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측 해명과 다르게 일부 CI펀드는 8월 초부터 기준가가 급격히 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되는 점은 은행 측에서 기준가격이 급변동한 이후인 8월 중에도 CI펀드(11~13호)를 계속 판매했다는 점이다. 이에 신한은행이 펀드 운용 실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묵인하고 상품을 팔았거나, 펀드 기준가 모니터링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신한은행 측은 "7~10호 펀드의 기준가가 등락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초부터 원·유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6호는 조기 판매돼 7~10호보다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폭이 적었다는 것이다.
CI펀드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설정 이후 두 달이 지나야 라임 측에 운용보고서 제공 의무가 생긴다. 대신 펀드에 편입된 자산의 가치를 합친 기준가는 판매사를 통해 고객에게 매일 제공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10월 초 펀드 환매중단을 선언하고자 계획하고 있던 라임자산운용이 6~7월 중 설정되어 아직 운용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7~10호의 자금부터 부실펀드에 넣어 돌려막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8월에 걸쳐 CI펀드를 2700억 원가량 판매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금감원은 23일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위원회가 30일 오후 3시에 비공개로 열린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판매액 2400억원 가운데 1600억원은 사기나 착오에 따른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원금을 최대 100%까지 돌려주는 조정안을 분쟁조정위에 올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해외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2018년 11월 말 이후 판매된 펀드에 사기나 착오에 따른 계약 취소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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