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고 나섰지만 실제로는 1차 추경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 부처가 수두룩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도 본예산이나 1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까지 예산이 반영된 전체 부처 사업 193개 중 1차 추경의 실제 집행률이 절반 미만인 사업이 무려 13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여당이 연일 3차 추경 통과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예산 투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23일 매일경제가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를 단독 입수한 결과, 3차 추경이 편성된 전체 정부 사업 중 본예산과 1차 추경 실집행률이 절반 미만인 사업은 5월 말 기준으로 67%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사업이 기존 예산을 절반도 쓰지 않은 상황에서 3차 추경이 또다시 편성된 셈이다. 특히 실집행률이 한 자릿수인 사업도 전체에서 13%(2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차 추경이 편성된 22개 사업 중 본예산과 1차 추경 실집행률이 한 자릿수인 사업이 3분의 1 수준으로 전 부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실집행률이 30% 이하인 사업은 전체 중 81.8%에 육박했다. 일례로 문체부는 '스포츠 산업 활성화 지원' 사업을 위해 본예산 567억 5800만원, 1차 추경 12억 600만원을 각각 편성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 실집행률은 0.3%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3차 추경에 관련 예산을 55억원 추가 편성했다. 이 외에도 문체부의 '예술인 창작안전망 구축 사업'은 실집행률이 3.2%, '영화 정책 지원 사업'은 8.6%, '예술 정책 및 기부 활성화 사업'은 9.5%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교육 분야에서 특히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교육부의 '한국형 온라인 공개 강좌 콘텐츠 개발 및 활성화' 사업 역시 기존 예산 집행률이 14.7%에 불과했다. 예산의 10분의 1가량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지만 정부는 3차 추경을 통해 해당 사업에 29억 320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재기 지원', '시장 경영 혁신 지원' 사업의 실집행률은 각각 6%, 26.5% 수준으로 낮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네트워크 인프라구성 사업'도 실집행률은 9.8%에 머물렀다. 고용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 사업', '고용센터 인력 지원 사업', '직업 훈련 생계비 대부 사업' 등의 실집행률 역시 모두 30%대에 머물렀다. 추 의원은 "추경은 신속한 집행가능성이 전제돼야 하는만큼 그간의 실집행률과 투입효과를 철저하게 점검해 어려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추경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