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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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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매일 키위 두 개씩 먹으면 장도 뇌도 건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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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면역력 키우는 영양소 풍부

미생물 균형 잡아 뇌 기능 향상

소화·흡수 도와 배변 활동 촉진



키위의 효능 재발견



중앙일보

초록빛 키위는 여름이 제철이다. 새콤달콤한 키위 한 알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집약돼 있다. 키위는 장과 뇌를 연결하는 장내 미생물 균형 유지에 긍정적이다. 수분을 머금는 힘이 강한 키위의 식이섬유는 장 속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고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매일 한두 알씩 꾸준히 먹으면 장내 환경이 개선돼 약해졌던 장 건강을 회복한다.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빠르게 분해하는 키위 효소는 더부룩한 속을 편안하게 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키위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살펴봤다.

키위의 건강 효과는 각종 영양소에서 비롯된다. 첫째로 약해진 장 면역 체계를 복구한다. 키위에 풍부한 식이섬유·비타민C·트립토판 등은 면역력 방패다. 키위 한 알(100g)에는 식이섬유 3g이 들어 있다. 같은 양의 바나나(1.8g)·사과(2g)보다도 많다. 키위 식이섬유는 일종의 프리바이오틱스(장내 미생물의 먹이)다. 장 건강을 지키는 데 핵심적인 유익균의 수를 늘려 가장 이상적인 장내 미생물 분포 비율을 유지하고 장 내벽을 보호하는 식이다. 꾸불꾸불한 장은 신체 면역력의 기초다. 전체 면역 세포의 70%는 장에 분포해 있다. 장 건강을 위해 키위에 주목하는 이유다.



장 속 유익균 수 늘려



키위 속 여러 영양소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력을 끌어올린다. 2008년 뉴질랜드의 농업연구기관 애그리서치 연구팀은 골드 키위 퓌레와 20%의 설탕 용액(대조군)을 각각 쥐 10마리에게 20일 동안 먹인 다음 면역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콜레라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그 결과 골드키위 퓌레를 먹은 쥐는 면역 반응을 나타내는 총 면역글로불린(lg) 수치가 0.39로 대조군(0.1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식이섬유·비타민C 등 키위 영양소가 면역 활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둘째, 키위는 뇌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장은 또 다른 뇌다. 장에 존재하는 장내 미생물은 장-뇌 연결축 이론에 따라 장은 물론 뇌의 감정·인지 기능과도 연관된다. 면접·시험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장이 예민해지는 이유다. 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5%는 장에서 만들어진다. 상황을 인지·판단·기억하고 우울·불안·행복 등 감정을 느끼는 뇌 기능은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분포해 있느냐에 영향을 받는다. 유익균·유해균으로 이뤄진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염증성 장 질환, 기능성 소화 장애 등 장 건강은 물론 세로토닌 부족으로 상황 판단, 감정 통제 등 뇌 기능까지 연쇄적으로 나빠진다. 최근엔 우울증·치매·자폐·파킨슨병·조현병 등 다양한 뇌 질환이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장내 미생물을 활용하면 장은 물론 뇌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장내 미생물 균형 유지에 효과적인 키위가 감정을 조절하는 데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애니트라 교수팀은 기분장애로 정서적 긴장·우울·불안감을 호소하는 성인 35명을 대상으로 6주 동안 매일 제스프리 썬골드 키위를 두 알씩 먹도록 했다. 그 결과 주관적 기분을 수치화한 점수가 키위 섭취 전 47.5점에서 매일 키위 2알 섭취 6주 후 29.4점으로 줄었다. 숫자가 높을수록 부정적인 기분 상태다.



장 운동 능력 높여줘



마지막으로 키위는 장의 소화·흡수·운동 능력을 높여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키위에만 있는 독특한 단백질 분해 효소인 액티니딘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예컨대 닭가슴살·쇠고기·우유·콩 등 단백질 식품을 먹을 때 키위를 곁들이면 더부룩한 소화불량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콩과 함께 키위를 섭취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소화 속도가 40% 빨랐다는 연구도 있다. 수분을 머금는 힘이 강한 키위의 식이섬유는 음식이 위에서 장으로 빠르게 이동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고, 대장에서는 장 운동 능력을 높여준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키위의 식이섬유가 팽창하면서 수분을 머금어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쾌변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키위의 배변 활동 개선 효과는 변비 치료제와 비슷하다. 미국 소화기협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만성 변비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4주 동안 매일 그린 키위 2알씩 먹도록 했더니 주당 배변 횟수가 2.1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변비 치료제(실리움)를 복용한 이들의 배변 증가 횟수(0.92회)보다 많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배변 횟수가 주 1회 증가하는 것만으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다. 키위의 원산지인 뉴질랜드에서는 의사들이 변비·소화불량 환자에게 약 대신 키위를 처방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에 키위를 3주 동안 꾸준히 먹도록 했더니 장 운동이 촉진돼 배변 횟수와 배변량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키위는 익힐수록 단맛이 강해지는 후숙 과일이다. 손으로 쥐었을 때 부드러운 탄력이 느껴지고 말랑말랑하다면 잘 익은 상태다. 구입 후 하루이틀 정도 실온에서 후숙한 다음 냉장 보관해 먹는다. 새콤한 맛을 좋아하면 살짝 단단할 때, 달콤한 맛을 즐긴다면 충분히 숙성시켜 먹는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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