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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귀신' 아들과 무당 엄마 비극...토종 애니 '무녀도' 안시영화제 심사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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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 장편 애니 '무녀도'

弗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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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콩트르샹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 [사진 연필로 명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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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깃든 ‘예수 귀신’을 내쫓으려 굿판 벌였던 무당 모화의 비극이 ‘애니메이션계의 칸’으로 통하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를 사로잡았다. 안재훈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20일(프랑스 현지 시간) 제4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콩트르샹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2018년 신설된 콩트르샹은 기존 장편경쟁 부문과 별도로 독특하고 도전적인 작품을 선정하는 경쟁부문이다.

‘무녀도’는 김동리의 1936년 동명 단편 소설을 토대로, 전통 무속 신앙과 기독교 사이의 충돌로 한 가족이 파탄에 이르는 비극을 담은 한국형 뮤지컬 영화다. 안 감독이 ‘메밀꽃 필 무렵’ ‘운수 좋은 날’ ‘봄. 봄’ ‘소나기’ 등 근대 소설을 서정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데 이어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연출의도에서 “종교와 종교가 충돌하는 일은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간에게 종교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돌아보게 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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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무녀도'에서 무당 모화 캐릭터는 안재훈 감독이 지난해 별세한 김금화 만신을 비롯해 국가무형문화재 무녀들의 얼굴과 굿소리 등을 조사해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배우 소냐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사진 연필로 명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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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감독이 안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건 2011년 공동 연출한 장편 ‘소중한 날의 꿈’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작품으론 2004년 ‘오세암’(감독 성백엽)이 안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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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 [사진 연필로 명상하기]


오는 30일까지 개최되는 안시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모든 상영 및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안 감독은 수상 결과가 발표된 20일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전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각자의 나라, 자기만의 공간에서 영화제를 함께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애니메이션으로 연대하고 지지 않는다는 것을 관람으로 보여주었다”면서 “커다란 극장에서 함께 볼 날을 기다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올해 안시영화제 학생졸업작품 부문에선 한국예술종합학교 정해지 감독의 단편 ‘수라’가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고등학생 임신 문제를 또래 친구의 시선에서 다룬 작품이다.

콩트르샹 부문에는 ‘무녀도’ 외에 네이버웹툰 ‘기기괴괴’ 중 ‘성형수’를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조경훈 감독의 동명 작품, 재일교포 시미즈 한 에이지 감독이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트루 노스’ 등도 진출했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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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지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수라'. [사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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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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