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부동산 규제 '22번의 펀치'에도···서울 집값 '맷집'만 커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감정원 “대책 내놓을수록 하락 기간 점점 줄어들어”

KB “서울 집값 안 떨어져”···‘6·17’도 단기충격 그칠 듯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값은 주간 단위로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보합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2018년 ‘역대급’인 ‘9·13대책’ 때만 해도 발표 이후 20주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규제가 시장의 내성을 더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수요억제만으로는 근본적인 집값 안정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19일 서울경제가 민간통계인 KB국민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꼽히는 9·13대책과 12·16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값 하락 기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간 단위로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은 무려 22주간 추락했다. 당시 추풍낙엽처럼 가격이 떨어지면서 ‘강남불패’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을 정도다. 5개월간의 하락 이후 서울 집값은 원상회복되며 종전 최고가를 넘어섰다. 급기야 정부는 2019년 또 한 번의 초강력대책인 12·16대책을 내놓았다. KB 자료를 보면 이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은 3주간 보합세(0.00%)를 기록했을 뿐 단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특히 이 기간은 코로나 쇼크까지 겹쳤다.

서울경제


이 같은 흐름은 정부 공식통계인 한국감정원 자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하락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단축된 것이다. 감정원 자료를 보면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값은 32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12·16대책 때는 9주간의 하락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이번에 ‘6·17대책’을 내놓은 것도 12·16대책의 충격파를 시장에서 빨리 극복해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집값이 오르는 경험을 하며 학습효과가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하다. 규제가 내성을 더 키우는 역효과를 낸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이 규제에 내성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유동성 등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이번 6·17대책이 근본적으로 집값을 떨어뜨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낮은 정책수위가 아니어서 매수세 추가 유입 하락 및 오름폭 감소 등은 나타나겠지만 결국 부족한 공급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 없이는 효과를 보기 힘들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응도 신속해졌다. 초창기 규제에는 매도 여부 등을 묻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지금은 임대사업자 등록부터 재빠른 ‘손절’까지 다양한 대응에 나섰다. 규제가 발표된 17일 인천 송도에서는 법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기존 고가 대비 최대 5,000만여원 내린 급매물들이 나왔고, 이들 매물의 상당수가 소화됐다는 후문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려는 사람의 경우 어차피 갖고 있으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책을 하도 많이 겪은 집주인들도 예전처럼 바로 초급매를 내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내성 커진 시장에···23번째 규제 기정사실화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의 여파로 강남 재건축 등 특정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잠시 주춤한 뒤 다시 회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히려 풍선효과로 그간 소외됐던 지역이 집값 키 맞추기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풍선효과 등이 바로 나오자 국토교통부는 19일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부했다. 22번째 대책이 나온 뒤 이틀 만에 정부 스스로 곧 23번째 대책을 내놓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번 대책으로 당분간은 거래절벽 상태가 심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정 기간은 아파트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등 안정세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 워낙 내성이 커져 과거보다 대책 약발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