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 보건당국은 베이징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왔다는 주장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반면 유럽 보건당국은 현재의 조사 만으로 베이징에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는지 단정짓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19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장융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내 바이러스관리예방 연구소 부소장은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시장에서 나타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유럽에서 온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파디시장에서 다량의 샘플을 확보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온 것은 맞지만 현재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바이러스와는 차이가 있으며 시기적으로 더 오래된 바이러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파디시장에서 바이러스가 다량 검출된 것은 바이러스가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간 안에 바이러스가 신파디시장에 들어온 것이라면 이렇게 많은 바이러스가 발견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수입 냉동식품에 묻어 있다가 중국으로 운송되는 내내 냉동상태라는 환경 때문에 식품에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어둡고 습한 환경에 잠복해 있다가 이후 지역주민에게 노출돼 전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쥔유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 전염병학자 역시 "신파디시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2~3개월 전 베이징에서 나온 것보다 유럽 변종과 더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베이징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직접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오바니 만카렐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나온 집단 감염의 발원지를 파악하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역학 정보가 더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의 유전자 정보만으로는 이 바이러스가 유럽에서 직접적으로 건너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변종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끊임없이 변이되는 바이러스"라며 "중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유럽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다. 유럽형이라고 불리는 바이러스도 유럽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0시 현재 베이징에서 2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신파디시장과 관련한 확진자는 지난 11일 1명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12일 6명, 13일 36명, 14일 36명, 15일 27명, 16일 31명, 17일 21명, 18일 25명 등 총 183명에 이른다. 확진자 통계에 넣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가 하루새 2명 추가된 것을 포함, 모두 15명으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는 198명으로 200명에 육박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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