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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전남편 계획살인 부인하며 입뗀 고유정 "저 바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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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연쇄살인, 잔혹하고 반성 기미 없어"

"아빠 앞에서 아들을, 아들 앞에선 아빠 살해"

고유정 "전남편 우발적 살해…살해계획 없어"

항소심 선고공판 7월 15일…1심선 무기징역



검찰, "사형만으론 형량 가볍다"



중앙일보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지난 2월 20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제주지법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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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7)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재차 사형을 구형했다. 고유정은 지난 2월 1심에서 전남편 건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받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7일 오후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부장 왕정옥) 심리로 열린 고유정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해 피고인에게 사형만으로는 형이 가벼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3월 2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사망당시 5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7일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살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3개월 안에 연속적으로 2건의 살인을 저지르는 등 연쇄살인을 저질렀다”며 “아들 앞에서 아빠(전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는 아들을 살해하는 천륜에 반한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고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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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고유정(37)이 지난 2월 20일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뒤 제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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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4세 이상 압사, 세계적으로 유례없어"



검찰은 이날 최후의견 진술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의붓아들 홍모(당시 4세)군 살해 사건에 집중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지난해 3월 2일 오전 4~6시쯤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잠을 자던 홍군의 등 뒤로 올라타 뒤통수 부위를 10분가량 강하게 눌러 살해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1심 때와 같이 홍군이 아버지 홍씨 발에 의해 압사한 것이 아니고 고유정에 의해 살해된 것임을 강조했다. 검찰은 “만 4세인 홍군이 옆에서 같이 자던 아버지 홍모(38)씨에 의해 압사했을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며 “미국국립의학도서관 의학 논문 전수조사에서도 생후 6일~12개월의 영아만 이런 사인이 존재했고, 전 세계적으로 만 4세 이상의 어린이가 이렇게 죽은 경우는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의 감기약에 포함된 ‘클로르페니라민’의 졸음 효과로 사람이 죽은 경우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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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이 경찰에 붙잡힐 당시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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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군 사망 전후 고유정 행적…조목조목 반박



검찰은 또 고유정이 의붓아들 사망을 전후로 한 행적들도 간접 증거로 제시했다. ①고유정이 아버지 홍씨와 주고받은 문자와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긴 메모에 홍군에 대한 적개심과 질투가 다분히 드러난 점 ②홍군 사망 당시 깨어 있던 사람이 고유정 뿐이었던 점 ③아침시간에도 숨진 홍군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점 ④홍군 사망 후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 등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1심 결심공판에서도 “피고인은 반인륜적 범행을 두 차례나 저질렀다”며 “아들에게서 아빠를, 아빠에게서 아들을 잔혹하게 빼앗아 간 극단적 인명 경시에 따른 계획적 범행”이라면서 사형을 구형했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전남편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계획적 범죄로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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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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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사건 드릴 말씀 없어"



고유정 측은 이날도 전남편 살해에 대해선 우발적으로 벌어진 범행임을 강조했다. 또 의붓아들 건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도 고수했다.

고유정은 최후 진술에서 “검사님, 저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닙니다”라고 운을 뗀 후 “법원이 다 알고 있는 면접교섭권이 진행되는 동안 나보다 힘이 쎈 사람(전남편)을 흉기로 죽일 계획을 세우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전남편이 원치않은 (성)접촉을 해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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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지난해 8월 12일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에게 머리채를 잡힌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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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서도 고유정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후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리 써온 5~6장 분량의 진술서를 읽기도 했다. 살해된 전남편과 유족, 자기 아들에게는 “사죄드린다. 죄의 대가를 전부 치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유정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7월 1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제주=최충일 기자,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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