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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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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특정한 北비방에..靑 “남북 정상간 신뢰 훼손” 경고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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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 비난 공세에 靑 초강경 기조 선회

비공개 특사 제의 공개에 남북간 신뢰에 금

文대통령, '대북통'과 오찬하며 의견 청취

이데일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전직 통일부 장관 및 원로들과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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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청와대가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대남 비방에 대해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옐로 카드’를 꺼냈다. ‘최고 지도자간 신뢰’라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북한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간 신뢰 훼손” 靑의 대북 경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강한 경고음을 울린 것은 북한의 연이은 조치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톱다운 방식으로 남북은 물론, 북미 문제를 풀어오던 북한에 지도자간 신뢰 상실이라는 압박 카드를 꺼낸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남 비방 과정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로 언제든 등장해 남북 갈등을 봉합할 여지가 있다. 앞서 지난해 문 대통령의 모친상 때나 올초 코로나19의 확산 당시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내온 것은 이 같은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러나 북한이 김 위원장의 동생 김 부부장을 앞세워 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청와대의 임계치가 넘어선 것으로 예측된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적시하는 대신 ‘대통령의 연설’ ‘남조선 당국자’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혐오감” “철면피” “뻔뻔” 등 국제 사회 질서와 거리가 먼 어휘를 활용했다.

윤 수석은 이에 대해 “북측의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이라고 규정하면서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북한의 추가 담화의 논조가 어떻게 조절되느냐에 따라 남북간 거친 언사가 더욱 오갈 것으로도 예상된다.

◇특사 제의 사실도 공개..文정부 들어 가장 강한 비판

여기에 북한이 ‘비공개 특사 제의’를 공개하면서 청와대의 인내심을 자극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 15일 대북 특사 파견을 요청했으나 김 부부장이 이를 불허하는 입장을 알려왔다.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친서 내용 한 줄을 소개하는 데도 상호간의 이해를 구할 만큼 조심스럽던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 측의 특사 제의를 돌연 공개하면서 청와대 내부의 신뢰에 금이 갔다. 윤 수석은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인 행위”라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라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북한이 연이어 남북 간 신뢰를 깨면서 대남 도발을 자행하자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30분 정의용 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가 나온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락사무소 폭파를 포함해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북한이) 매우 무례한 어조”라며 “(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기념사에 대한 비난이 있었고, 그것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대북 강경 입장을)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 만난 文대통령, 대응 방안 고심

다만 그간의 북한 대응을 떠올리면 역시 대남 강경 어조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이 높다. 청와대가 북한에 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사태의 근본이 해결되지 않는 한 남북 갈등 수위를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등 전직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의원 등 북한 전문가들과 오찬을 가졌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고심도 읽힌다. 대북 특사라는 우리의 적극적 대화 제스처도 북한이 거부한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조치를 할 것이라는 것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라며 “어떤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전에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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