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모두 남북간 합의 준수 노력 필요"
"北, 의사결정 과정 공개는 매우 이례적"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맞이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15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한 인민군이 초소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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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군대를 다시 진출시키고 남쪽을 향한 전단(삐라) 살포에 나서겠다고 16일 예고한 것과 관련해 통일부는 명백한 판문점선언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 총참모부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아직 (삐라 살포) 실제 행동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대남 삐라를 보내게 된다면 이는 명백히 판문점선언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은 모두 남북 간 합의사항 준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측이 군대를 다시 진출시키겠다고 밝힌 '비무장화돤 지역'이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성과 금강산,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공동경비구역(JSA) 등을 거론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과 개성 등도 후보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가 될지는 북측의 행동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발표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드러낸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총참모부는 이번 발표문에서 직접·즉각적으로 계획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 당 중앙위원회와 통일전선부 등 관계부서로부터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내부의 의사 결정 과정을 단계 단계 마다 밝히는건 매우 이례적으로 봐야한다"면서 "우리의 경우와 비교해보더라도, 보통은 의사결정의 결과를 발표하지 그 과정을 단계마다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이 이날 대북전단 살포 예정 지역을 찾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장 주민의 의견을 정부가 직접 청취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대북 전단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영향을 끼치는 현존하는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시설 등의 철거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북측으로부터 전달된 통지나 별도의 연락은 현재까지 없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한편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쪽을 향한 전단 살포를 예고했다.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데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고 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한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북한의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군령권을 행사한다. 이번 발표는 앞서 지난 4일과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내놓은 담화의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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