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메이커스, MBTI 티셔츠 (카카오메이커스 모바일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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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너 MBTI, 혹시 ENTP 아니야? 역시 그럴 줄 알았어."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용어) 사이에서 성격유형검사(MBTI)가 인기다. 애초 MBTI는 학교, 군대, 기업 등에서 심리유형 및 적성 파악을 위해 활용한 검사였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기업들이 MBTI를 자사 브랜드·제품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2030 이용자는 오히려 "브랜드가 얼마나 트렌디한지 알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나를 알고 싶어요" MZ세대들 환호…MBTI 뭐길래
MBTI는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른 결과에 따라 수검자를 16가지 심리 유형 중에 하나로 분류한다.
4가지 분류는 Δ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외향(E)-내향(I) 지표 Δ정보 수집을 포함한 인식의 기능을 나타내는 감각(S)-직관(N) 지표 Δ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사고(T)-감정(F) 지표 Δ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이 실생활에서 적용되어 나타난 생활 양식을 보여 주는 판단(J)-인식(P) 지표다.
이를 지표의 조합을 통해 MBTI는 총 16가지 성격유형 결과를 나타내는데 이는 개인의 성격 특성과 행동 관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일례로 ENTP는 '독창적인 혁신가'로 지칭되며 새로운 아이디어마다 추진력을 발휘하는 성향으로 풀이된다.
MBTI는 애초 유료 검사도구였지만 인터넷을 통해 간소화된 무료 버전이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유명해졌다. '나'를 알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고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노출하기 좋아하는 MZ세대 세대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자신의 성격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혈액형에 따른 성격구분이 대표적인데 MBTI는 인간의 성향을 16개로 구분하다 보니 개인이 검사결과를 다소 더 잘 믿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진행된 '이야기가 있는 선물' 기획전 (카카오 제공) © 뉴스1 |
◇"내 MBTI 제품? 이건 사야 해"…기업 MBTI 마케팅 활발
기업들은 자사 서비스와 제품을 MBTI와 연결하는 MBTI 마케팅에 적극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지난 4월13일부터 5월3일까지 '이야기가 있는 선물' 영역을 통해 MBTI 기획전을 운영했다. MBTI 검사를 기반으로 성격과 취향에 따른 선물 결과를 제공한 것.
예를 들어 '가치'있는 삶을 지향하는 NF형에게 친환경버킷백이나 멸종위기동물 알림 팔찌 등을 제안하고, 남은 잘 돕는 SF형에게 안마기를 추천하는 형태다.
카카오 측은 "선물하기 서비스 이용자에게 재밌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동시에 MZ세대가 즐겁게 선물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기획전을 마련했다"며 "해당 영역은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클릭 수를 기록했고, 이 중 30세 이하 클릭률이 8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MBTI 결과를 인쇄한 티셔츠 16종을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 5월11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MBTI티셔츠는 MBTI 유형과 함께 해당 유형에 대한 대표 키워드가 적혔다. 'INTP'라는 글자와 이를 대변하는 '논리가'(The logician)라는 영어가 함께 쓰인 형태다. 카카오메이커스 측은 인기에 힘입어 2차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배민주문유형검사 BMTI'(배달의민족+MBTI) 이벤트를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자신의 검사 결과를 소셜미디어에 인증한 이용자에게 1만원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MZ세대는 기업의 MBTI 마케팅을 적극 평가하며 입소문 마케팅의 중심에 섰다. 실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기업의 MBTI 마케팅을 두고 "아이디어가 좋다", "이 기업이 마케팅을 잘한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용자의 심리를 자극한 마케팅이 다소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곽금주 교수는 "MBTI 등 유형검사에 따라 개인이 자신을 특정 유형에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이것이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개인의 심리를 자극한 MBTI 마케팅이 지나친 상업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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