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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北, 美대선 직전 10월 기습도발 가능성···탈북자 암살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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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 “트럼프 대북외교 파산”

국무부 “북한 대화로 돌아오라”

국방부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

‘한국 방어공약 유지’ 강조했지만

트럼프 ‘불개입’ 발언에 무색해져

중앙일보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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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먼 나라 분쟁 해결은 우리의 의무가 아니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졸업식 연설(미국시간 13일 오전)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 군사 보복을 담은 담화를 내놓은 당일(한국시간 13일 밤) 비슷한 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 병사의 기본 임무가 다른 나라를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강력히 수호하는 것이라는 근본 원칙을 복원하고 있다”며 “그 자리를 대신해 미국의 필수이익 방어에 다시 분명한 초점을 두도록 했다”고 알렸다.

이날 미 국무부는 김 제1부부장의 대남 위협 담화를 놓고 중앙일보에 “미국은 최근 북한의 행동과 담화에 실망하고 있다. 북한은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되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우리의 한국 방어 공약은 철통같이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서플 국방부 대변인도 "우리는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관해선 "정보와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철통 방어 공약’은 트럼프 대통령의 ‘먼 나라 분쟁 불개입’ 공언으로 무색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웨스트포인트 연설은 주한미군 감축이 공개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대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독일에서 미군을 데려오기를 원한다는 데에 매우 분명한 입장”이라며 “미국인은 다른 나라 방어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데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독미군만 아니라 주한미군도 감축·철수 대상에 포함돼 있음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태평양전쟁의 승장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불멸의 장군”으로 치켜세웠지만 ‘먼 나라 분쟁 불개입’을 강조하며 맥아더 장군이 개입한 지역이 한반도라는 점을 도외시했다.

북한의 격한 대미·대남 담화를 놓고 미국 언론에선 ‘트럼프 대북 외교의 파산’이 거론됐다. NBC방송은 13일 ‘아름다운 친서에서 어두운 악몽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도박은 어떻게 파산을 맞았는가’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협상 타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대통령들의 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NBC에 “북한이 제안한 것은 핵무기 축소가 아니라 제재 완화를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캠페인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뉴스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북한이 가을에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전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아마도 10월의 기습 도발(Perhaps an October surprise)”이라고 예상했다.

탈북자들 안위에 대한 우려도 미국 내에서 등장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채드 오캐럴 코리아리스크 그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6·15 정상회담 20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남북관계 위기를 조장할 대담한 도발을 계획 중인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스럽다”며 “특히 대북 전단 살포에 책임 있는 탈북자 단체에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오랜 납치 내력이 있는 데다 최근 몇 년간 남한 내 공작원을 활용해 적들에 대한 암살 기도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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