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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경찰총격에 美흑인 사망…인종시위 새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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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던 가운데 또 다른 흑인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2일 밤(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서 레이샤드 브룩스(27)는 경찰 체포에 반항하다가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이 남성은 웬디스 매장의 드라이브 스루에서 잠이 들었는데 매장 측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실시한 음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현장 체포에 불응하던 남성은 경찰 2명과 주먹싸움을 벌였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그는 경찰의 테이저건을 빼앗은 뒤 도주하면서 발사하기도 했다. 결국 브룩스는 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았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아직 체포에 강력히 저항하게 된 구체적인 경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브룩스는 건설업에 종사했으며 자녀 4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스의 유족들이 고용한 변호사는 "테이저건은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다"며 "그러나 흑인이 테이저건을 들고 도주하면 치명적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난했다.

애틀랜타시는 이튿날인 13일 경찰서장을 해임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시장은 이날 "사망자가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이것이 총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에리카 실즈 경찰서장이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보텀스 시장은 해당 경관들에 대해서도 즉각 해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150여 명의 성난 시위대가 웬디스 매장 앞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했고, 이날 밤에는 매장 인근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어 밤새 경찰과 시위대 간 대치가 이뤄졌다. 애틀랜타시는 흑인이 전체 시민 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흑인 밀집 지역이다. 지난달 30일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경찰이 차량 탑승자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하고 끌어내리는 장면이 목격돼 시위가 격화됐다. 이로 인해 경찰관 6명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조지아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은 이날 경찰의 총기 사용을 제한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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