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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21대 국회 원구성 15일로 연기 “여야에 마지막 3일의 시간 주겠다” 박병석 국회의장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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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장 주고 법사위장 확보”

여 ‘잠정 합의안’ 주장했지만

야, 의총 후 “합의한 바 없다”

항의 발언 1명만 본회의 입장

[경향신문]



경향신문

박병석 국회의장이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및 예결특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하겠다고 밝히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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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만큼 줬다” “협상은 없다”
여야 팽팽…접점 찾기 불투명

21대 국회 원구성이 또다시 연기됐다. 여야 합의 실패로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는 대신 추가 협의를 요구하면서다. 여야는 협상 시간 3일을 벌었지만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을 둘러싼 이견이 극명해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박 의장은 12일 오후 2시 열린 본회의에서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간의 시간을 드리겠다”며 “여야 합의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면서 산회를 선포했다.

당초 박 의장은 이날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못 박았다. 이를 두고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여야 합의를 앞세우면서 마지막 중재 카드를 던진 것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상임위원장 선출은 보류됐다. 본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만 항의 발언을 위해 참석했다.

이날 국회는 오전부터 바쁘게 돌아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통합당 ‘발목잡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고삐를 조였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협상하고 논의할 시간은 아닌 것 같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을 찾아 박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양당 원내지도부 간 협상에선 진전된 내용이 오고갔지만 여야 합의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하는 대신 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는 중재안을 내놨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이에 잠정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직은 11 대 7로 배분하되, 통합당이 국토교통위·정무위·교육위·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환경노동위를 맡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의원총회 후 통합당이 ‘합의한 바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여야가 추가 협상 기간 합의를 이뤄낼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내부에선 “줄 만큼 줬다”는 기류가 강하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넘어 모든 노른자위 상임위를 양보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협상 주도권을 쥔 여당이 안을 조정할 수도 있다. 법사위원장직과 상임위원장 11석을 확보한다는 원칙은 고수하되, 통합당 태도 변화를 이끌기 위해 일부 상임위를 조정할 가능성이다.

통합당은 배수진을 쳤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오후 두 차례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의원총회 후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여당이 상임위원장 다 가지고 책임정치 하겠다는데 해봐라”고도 했다. 통합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인 정진석 의원이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은 급하지 않다”고 밝히고, 3선 이상 의원들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갈 경우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성명을 내는 등 당내 여론도 강경하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 입장에선 진퇴양난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당내서도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아 마땅한 방도가 없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밟히는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대로 여당에 당하는 모습으로 여론전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국회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상임위 강제 배분이 여당 입장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은 15일 원 구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한인 12일까지 넘기며 법적·정치적 명분을 모두 갖췄다. 의장실 관계자는 “여야 협상의 진전이 있었으니 숙려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판단”이라며 “15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전했다.

조형국·박순봉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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