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한 중학교 관사 건물 출입문 아래에 부착한 준공 표지판.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하사금으로 건립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충북교육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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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은 도내 교육시설에 남아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표지판 등을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19~22일 도내 모든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관련 시설 전수 조사를 벌였다.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역사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시행했다.
조사 결과 1983∼1987년 건립된 도내 학교 6곳과 별관 1곳에서 전 전 대통령 관련 흔적이 발견됐다. 발견된 곳은 초등학교 1곳,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3곳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건물 외벽에 붙인 석제 표지판이다. 건물 출입문 하단에 붙은 표지판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하사금으로 건립됐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8일 역사바로세우기 추진단 회의를 열어 표지판은 모두 떼어내 충북교육박물관에 보관하기로 했다. 표지판을 떼낸 자리에는 사진 자료와 안내문을 남겨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표지판 철거 논의 과정은 후세를 위해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역사바로세우기 추진단은 도교육청이 지난해 3월 3ㆍ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 구성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한 교육시설을 마치 개인이 돈을 하사해 건립한 것처럼 표지판을 설치한 것이 옳지 않다”며 “표지판 철거는 역사 지우기가 아니라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앞서 충북도는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설치한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도정자문단 등이 연석회의를 열어 동상 철거와 함께 이들의 이름을 단 대통령길을 없애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대통령기록관에 전시한 전ㆍ노 전 대통령의 기록화와 업적 자료 등도 치우기로 했다. 충북지역 5ㆍ18단체는 “국민을 탱크와 총칼로 살육한 군사반란자들을 기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두 전 대통령의 동상 철거 등을 요구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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