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수요집회'에서 손영미 소장을 기리는 추모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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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수요집회에서 “고인이 검찰의 과잉 수사, 언론의 무차별한 취재 경쟁, 반인권적 취재 행태에 힘겨워하셨고 불안해하셨음에도 쉼터에 계신 길원옥 할머니의 안위를 우선시했다”고 했다. 검은색 상복을 입은 이 이사장은 “고인의 죽음 뒤에도 각종 예단과 억측, 무분별한 의혹 제기, 책임 전가와 신상털이, 유가족과 활동가들에 대한 무분별한 접근과 불법 촬영까지 언론의 취재 행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언론이) 사회적 살인 행위에 반성은커녕 카메라와 펜으로 다시 사자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일삼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6일 숨진 손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엄수됐다.
정의연과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관계자들, 지지자 등 100여 명이 모인 이날 집회에서 다른 참가자들도 언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혜원 정의연 고문은 “외로운 싸움이 호응과 지지, 온 세계 평화 운동가들의 후원 속에서 세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여성 인권과 세계 평화를 주장하는 운동의 중심이 됐다”며 “그런데 그 공든 탑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불순한 반대 세력들이 우리를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수요집회'에서 고 손영미 소장을 추모하는 액자와 꽃다발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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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손씨의 추모사에서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에 많이 힘들어 했다”며 “말도 안되는 언론 기사와 피해자 할머니와 위안부 운동을 향한 공격에 ‘하루하루 영혼마저 쓰러지는 것 같다’며 호소했다”고 했다. 수요 집회 현장에는 평화의 소녀상 옆에 보라색 천으로 감싼 의자와 손씨를 추모하는 검은색 액자도 놓였다. 추모 액자 앞에는 노란색 국화와 장미 꽃다발이 놓였다.
위안부 피해자 상징물인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인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도 이날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별다른 발언을 하진 않았다. 김운성 작가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작가 측이 소녀상 95점을 팔아 최소 31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는 본지 보도에 대해 “소녀상을 판매하러 다닌 적이 없다”며 “비즈니스라는 말이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도 수요집회 장소 인근에는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40여 명이 “윤미향 사퇴” 등을 주장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이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병력 80여 명을 배치했으나,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이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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