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대, 23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소녀상 앞 선점
수요시위 지지 대학생 단체 "위안부 운동 훼손의도 명백"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사용이 불투명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던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소녀상이 놓여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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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소녀상 앞 공간은 지난 30년간 수요시위 장소로 사용됐다. 그런데 수요시위를 주관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전 이사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자리를 보수단체가 선점하는 일이 생겼다. 수요시위를 지지하는 쪽에선 강력하게 반발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집회 시작 30일 전부터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해야 한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일 종로경찰서에서 대기하다가 1순위로 집회 신고서를 접수하고 있다. 이 법은 집회나 시위를 열 경우 주최 측이 관할경찰서에 집회 시작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집회신고서를 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주 이곳에서 수요시위를 해오던 정의연은 당장 23일부터 인근의 다른 집회 장소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수요시위는 1992년 시작돼 오늘(10일)까지 총 1443차에 걸쳐 이곳에서 열렸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은 "윤미향의 사퇴와 정의연 해체 등 우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매일 집회 신고를 내고 장소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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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단체 등은 이를 위안부 운동 자체를 흔들기 위한 행위로 규정하고 릴레이 1인 시위 등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도 오전 8시부터 '수요시위 30년 역사 대학생이 이어간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돌아가면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쳤다. 정철우 서울 대학생겨레하나 사무국장은 "정의연 의혹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문제고 이를 빌미로 위안부 운동의 가치를 훼손해선 안 된다"며 "위안부 운동 자체를 왜곡하고 훼손하려는 보수단체 측의 의도가 명백하기 때문에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도 지난달 30일 '수요시위 지키기 24시간 대학생 행동'을 열고 다음달 1일 집회 신고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결국 장소 선점에는 실패했다. 이태희 평화나비 네트워크 대표는 “향후 수요시위 장소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지는 아직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화의우리집(마포 쉼터)'의 고(故) 손 소장의 발인이 엄수된 이날도 수요시위는 계속됐다. 정의연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후 수요시위가 열리는 소녀상 주변에선 매주 정의연 측과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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