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주제 서적 판매량 늘고
폭력 대 평화 ‘투쟁 방식’ 고민도
다음 시위 위해 체계적 정보 공유
휴스턴서 플로이드 마지막 추도식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가혹행위로 숨진 이후 미국 시민들이 ‘변화’를 말하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것 이외에도 시위 현장 안팎에서 변화를 위한 행동들이 시작됐다. 구조적 차별과 불평등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배우고, 토론하고, 긴 싸움을 각오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이번 시위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60년 역사의 독립서점인 ‘마커스서점’에서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책들의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곳의 운영자인 블랑시 리처드슨은 “사람들은 어떻게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든 책 중 <백인의 허약함>(1위) 등 다섯 권이 인종차별과 관련한 것이다.
투쟁 방식을 두고도 논쟁 중이다. 폭력 시위 양상을 두고 한쪽에선 “평화 시위가 정당성을 얻는다” “폭력 시위는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비폭력 시위는 효과가 없다”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7일 온라인 고교·대학생 대상 졸업식 축사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데 투표가 직접 행동이나 시민불복종에 견줘 효과가 있느냐’는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둘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위 동력을 이어가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수도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위대 그룹 ‘프리덤 파이터스 DC’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위 정보를 공유하고, 다음 시위를 조직한다. Z세대(1995년 이후 출생)가 중심인 이들은 “생애 첫 시위 참가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이들을 위해 교도소 정보, 투표를 위한 유권자 등록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미 전역과 세계로 퍼져나간 최근의 움직임은 불평등과 차별, 코로나19로 인한 인명피해 등 ‘광범위한 분노’가 터져나온 것이라 이전의 시위와는 다르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실제 워싱턴 등 시위 현장에선 시스템이 변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에서 “그리고 다음날”이란 구호가 울려 퍼졌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에서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운동을 해온 티파니 벅스는 “지금 사람들은 시위를 지속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변화”라고 했다.
한편 플로이드의 영면을 기원하는 마지막 추도식이 8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교회에서 열렸다. 플로이드는 생애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유족과 수천명의 시민들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으며, 경찰 폭력으로 숨진 흑인 희생자들의 유족들도 참석했다. 뉴욕과 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 14일째 모인 시위대는 평화로운 집회로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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