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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7월에도 하루 960만배럴 감산"…국제유가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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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4월 감산합의 7월 한달 연장에 합의

이라크 등 감산 미이행 국가 7~9월 추가 감산

합의이행 여부 여전히 불투명·수요 회복 불확실

한은 "연내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어려울 것"

이데일리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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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정다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6일(현지시간) 당초 6월말까지로 합의했던 사상 최대 규모의 감산 조치를 7월까지 한달 더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의 불확실성으로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 감산이 합의대로 이행될 지조차 불투명해 국제유가가 연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하루 960만배럴 감산”…OPEC+ 감산합의 7월 한달 연장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화상 회의를 통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960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앞서 OPEC+는 5월과 6월 산유량을 하루 970만배럴 줄인 뒤 7월부터 연말까지는 하루 감산 규모를 770만배럴,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는 하루 580만배럴로 축소해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원유 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가 이어져야 한다는 판단으로 기존 감산 규모 수준을 7월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OPEC 의장인 모하메드 알캅 알제리 석유장관은 “우리는 이미 성취한 것에 안주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멕시코는 기존 규모의 감산 연장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감산 규모는 하루 970만배럴에서 960만배럴로 소폭 줄었다.

기존 합의에 따른 5월 감산 이행 규모가 약속했던 것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은 7~9월에 추가 감산을 통해 미이행분을 메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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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달러)(자료=한국은행)


◇이라크 등 합의 이행 여전히 불확실·사우디-러시아 갈등도 잠재

다만 이같은 감산 합의 연장에도 국제유가가 연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5일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5.7%(2.14달러) 오른 배럴당 39.5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번 감산 합의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가격으로 이 수준에서 추가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이 기존 미이행분까지 추가 감산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할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재정수입 상당부분을 석유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이들 국가가 석유 생산량을 줄이기 쉽지 않아서다. 나이지리아의 재정수입에서 석유수출 수입은 약 70%, 이라크의 경우 90% 가량을 차지한다.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번에는 감산 합의 연장에 동의했지만 기본적으로 두 나라간 국제유가 및 생산량에 입장차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합의 지속 여부도 불확실하다.

사우디는 재정수지 균형과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상장을 통한 경제발전계획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배럴당 60달러 이상의 고유가를 선호하는 반면, 산유국이자 공업국가인 러시아는 배럴당 40~50달러 선에서 생산량을 늘려 수지타산을 맞추길 원해서다. 원자재 데이터 전문기관 Kpler에 따르면 OPEC+가 지난 4월 합의한 감산물량의 5월 이행률은 89%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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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저유가 비축에 수요 회복에도 시간

코로나19 확산 종식의 핵심 변수인 백신의 연내 개발이 불투명한 상황에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에 따른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도 국제유가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세계 각국에서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과 방역조치의 지속 등으로 도로운송과 항공여객 수요가 예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 3분기와 4분기 항공여객 수요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6% 및 33% 감소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체 세계 석유수요에서 운송용 수요는 65%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저유가 국면에서 이미 값싼 원유를 확보해둔 만큼 경제 재개 수준 만큼 중국발 수요 회복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 역시 변수다. 미국 셰일업체 Pioneer의 최고경영자 스콧 셰필드는 “2022년, 길게는 2023년까지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의 원유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국내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저유가 변수를 주목하고 있는 한국은행 역시 연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국제유가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준혁 한은 국제종합팀 과장은 이날 펴낸 ‘저유가 지속가능성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과 함께 “통상 유가 하락은 우리나라와 같은 원유 수입국에는 실질소득 증가 및 생산비용 감소 등을 통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정도를 고려할 때 이번 저유가 상황은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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