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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사망 항의 시위의 구호인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문구를 비꼬아 건축 칼럼에 '건물도 중요하다'는 제목을 달았던 미국 지역 일간지 수석 편집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필라델피아의 지역 일간지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발행인 리사 휴스가 6일(현지 시간) 스탠 비시노브스키 편집장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91년 역사를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미국 대형 지역 신문사 가운데 한 곳입니다.
이 신문은 지난 2일 흑인 사망 항의 시위로 지역 건물과 사회기반시설이 훼손됐다는 내용의 한 칼럼에서 '건물도 중요하다'(Buildings Matter, Too)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이는 흑인사망 시위의 구호인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를 풍자한 겁니다.
비시노브스키를 포함한 이 신문의 수석 편집장들은 지난 3일 신문 웹사이트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우리는 상당히 모욕적인 제목을 썼다.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했다"며 "사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은 "그 제목은 마치 흑인의 사망과 건물의 훼손이 같을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과문에 따르면 문제의 제목은 "한 편집장이 지었고, 다른 편집장의 검토를 거쳐" 채택됐습니다.
같은 날 이 신문 간부 사원 수십 명은 '유색인 기자들이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회사 측에 항의한 뒤 다음날 일제히 병가를 냈습니다.
어니스트 오언스 필라델피아 흑인기자협회 부회장은 협회 이사들이 다음 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도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의 기고문을 실었다가 800명 이상의 직원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계속되는 비판에 아서 설즈버거 발행인과 제임스 베넷 사설 편집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지난 5일 화상회의를 통해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코튼 의원의 기고문에 "우리 기준에 맞지 않는 기고문이며 보도되지 않아야 했다"는 글을 달았습니다.
최호원 기자(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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