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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주민들의 굶주림 보고 싶지 않다!”…의회에서 헐크가 된 파라과이 의원 [김동환의 월드줌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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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안토니오 브리테즈 파라과이 국회의원, 최근 의회 발언 중 폐쇄 교량의 재가동 요구하며 옷 벗어

세계일보

남미 파라과이의 조지 안토니오 브리테즈(사진) 국회의원이 최근 의회에서 코로나19로 60여일이나 폐쇄된 교량의 재운영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상의를 벗는 모습이 포착됐다. CNN 영상 캡처


남미 파라과이의 한 국회의원이 의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된 교량의 재운영을 요구하던 중, 분을 이기지 못하고 영화 ‘헐크’의 한 장면처럼 상의를 벗어 던진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남미판 등에 따르면 조지 안토니오 브리테즈 국회의원이 최근 의회에서 코로나19 관련 연설을 하던 중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던졌다.

파라과이 동남부 시우다드델에스테(Ciudad del Este) 출신인 그는 브라질과 연결돼 그동안 지역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온 다리가 60여일이나 폐쇄됐다면서, 경제 재개를 위해서 하루빨리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리테즈 의원은 “난 우리 지역 주민들이 굶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시우다드델에스테는 두 달 넘게 고립되어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주민의 80%는 브라질과의 교역으로 먹고 살아간다”며 소리치던 중,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했는지 입고 있던 흰색 셔츠를 벗어 던지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브리테즈 의원은 “우리 주민들은 할 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화가 난 브리테즈 의원의 연설을 본 의장은 잠시 후, 발언 시간을 종료한다며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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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파라과이의 조지 안토니오 브리테즈(사진) 국회의원이 최근 의회에서 코로나19로 60여일이나 폐쇄된 교량의 재운영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상의를 벗는 모습이 포착됐다. CNN 영상 캡처


주민 권익을 위한 의원으로서의 강도 높은 발언이었지만, 모든 동료의원이 브리테즈를 곱게 바라본 것만은 아니었다.

파라과이의 한 우익 진영 의원은 “의회에서 옷 벗는 행위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며 “다른 의원들이 이보다 더한 돌발행동을 할 수 있다”고 브리테즈를 비판했다.

한편, 파라과이 보건부와 주파라과이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까지 파라과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086명에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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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물건을 사고 있다. 아순시온=AP·연합뉴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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