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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춘천 캠프페이지 토양오염…"국방부, 권위주의 내려놓고 재조사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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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서재철 상근전문위원 인터뷰

“캠프페이지 내 기름층,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정도”

국방부와 한국농어촌공사의 부실 정화 밝혀져

“문화재 발굴 안했으면 이유 모른 채 심은 나무는 죽었을 것”

“도지사·국회의원‧시민 나서서 국방부 방문 등 ‘전면 재조사’에 힘 모아야”

강민주 PD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13:35~14:0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서재철 상근전문위원 (녹색연합)

노컷뉴스

녹색연합은 지난 1일 강원 춘천시 캠프페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페이지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문화재 발굴과정에서 드러난 기름오염과 폐 아스콘, 각종 폐기물 등이 발견됨에 따라 국방부의 책임을 촉구했다. (사진=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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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 춘천의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토양에서 기름층과 폐기물 등이 발견됐습니다.지난 월요일(1일), 녹색연합은 “기지 내 토양에서 폐아스콘이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관련해서 지난 2일 전해진 소식이죠, 국방부는 춘천캠프 페이지의 토양 오염과 관련해 “사실 확인 중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애초 춘천시는 이곳에 대규모 도심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토양의 상태가 어떤 상태기에 “정화작업의 총체적 부실이다“, ”나무를 심을 때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지, 캠프페이지에 직접 다녀오신 녹색연합 서재철 상근전문위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재철> 네, 안녕하세요?

◇박윤경> 춘천 캠프페이지 부지를 직접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오셔서 부지에 들어가 보셨다고요?

◆서재철> 저희가 (춘천 미군기지가) 2005년 반환되고 2009년부터 2011년 정화하는 그 전후에도 수없이 방문했습니다. 과거 미군기지는 경기 북부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그 동부전선을 담당하는 이 대규모 부대가 강원도 원주 캠프롱과 함께 춘천 캠프페이지가 아주 대표적이었습니다. 특히 캠프페이지는 강원도청이 있는 춘천시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부대입지, 캠프페이지 터 자체가 춘천 한복판에 있어서 과거에도 민감했고 이번에도 정화논란도 민감한 공간에서 제대로 정화가 안 됐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거 같습니다.

◇박윤경> 그러면 들어가셔서 오염된 부분들까지도 다 확인을 하신 건가요?

◆서재철> 문화재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기름 냄새가 나고 땅을 조금 파봤는데 기름층이 확인되고 그래서 논란이 됐는데요, 현재도 문화재 발굴은 중단된 상태고 현장에서는 임시로 기름기 테스트를 확인하기 위해서 몇 군데 파놓은 곳에는 기름이 그대로 있습니다. 그래서 육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박윤경> 청취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오염상태가 지금 어느 정도인가요?

◆서재철> 현재는 대표적으로 유류오염 TPH(석유계총탄화수소)라고요, 총 탄화수소가 6배가 나왔다고 하는데 어쨌든 기준치를 넘어서 유류오염이 다시 나왔고 문제는 이미 정화를 했는데도 다시 나왔기 때문에 그래서 이 사실을 충격적이게 받아들이고 있고요. 앞으로도 조사를 해보면 추가로 오염이 확인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윤경> 현장을 확인하신 영상을 잠깐 보니까 기름뿐 아니라 폐기물이 매립된 모습들도 보이더라고요?

◆서재철> 과거에 (캠프페이지가) 미군 항공부대 활주로였는데요, 저희도 참 그 부분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사실 이 부지의 활용이 공원이라면 당연히 부지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고 식물이 자라야 하는데 약 1m 정도만 복토하고 밑에는 과거 활주로 아스콘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덮어버렸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정상적이라면 임의적인 모든 시설물은 걷어내고 토양 위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기본이고 원칙인데 아주 충격적인 현장이었습니다. 정화가 잘 됐나 안 됐나를 따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게 만약에 문화재 발굴을 안 하고 그냥 넘어갔으면 전혀 모른 채로 공원이 조성됐을 것이고 당연히 지하 1m도 안 되는 곳에 아스콘이 있었다면 나무가 자라도 죽었겠죠.

◇박윤경>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니까요, 국방부에서는 지금 발견된 오염들이 과거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면 법적 절차에 따라서 국방부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혔더라고요. 보셨을 때 오염들이 1m 아래에 매립되어 있었는데 최근 누군가에 의해서 매립이 된 거라는 의심을 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아니면 과거에 정화작업이 제대로 안 된 거라고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건가요?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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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철> 예를 들면 강원도 양구로 넘어가는 산골짜기였으면 개연성이 있겠는데 도청, 시청 바로 앞, 도심 가운데였기 때문에 매립의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또 하나는 국방부가 무성의하게 춘천시민과 도민을 우롱하는 발언인데 ‘증명해라’ 이게 말이에요, 어쨌든 국방부가 먼저 정화를 했고 반경 500m 안에는 주유소가 전혀 없습니다. 그거는 원인 자체가 과거 기지에서 나왔다는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과거 정화가 유류오염 정화였는데 다시 나온 거는 건축물로 얘기하면 부실시공이거든요? 그런데도 국방부 첫 멘트가 ‘춘천시가 증명하면 우리가 성의 있게 나서겠다’가 아니라, ‘어쨌든 우리가 했는데 미흡한 점이 있기에 죄송하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들여다보고 춘천시에 협의하겠다’고 하는 게 행정기관이 해야 하는 일이지 국방부가 지금 어느 시대인데 권위주의 전두환, 노태우 시대의 태도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고 얼마나 춘천시민을 우습게 봤으면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애초에 2005년 반환되면 군사적 용도는 다 끝났기 때문에 춘천시민들이나 지역사회가 정화하는 과정에서 면밀하게 참여하고 같이 검증했으면 이런 일도 안 생겼는데 국방부가 하는 모든 행위는 다 들여다보면 안 된다는 그런 전형적인 권위주의 시대 때 국방부가 했던 행태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고요. 그래서 저희는 춘천시도 열심히 나서고 있지만 최문순 지사님 즉, 강원도가 나서야 합니다. 경기도도 2007년에 이화여대나 서강대 캠퍼스가 오염 때문에 추진이 못 되면서 그때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방부도 방문하고 여러 조치를 했습니다. 이게 춘천시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도청 바로 앞이기 때문에 강원도도 나서고 도지사님께서도 여당이기 때문에 국방부도 만나서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잘못하면 소송으로 가면 공원 계획은 최소 5년 이상 유보 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으므로 정치적으로 풀고 지역사회와 힘을 모아서 오염에 대해 재조사를 하고 그에 따른 소송까지도 준비해야 될 거 같습니다.

◇박윤경>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인데, 원주 캠프롱 같은 경우에도 지난달 기사를 보니까 국방부에서 오염조사를 시작으로 정화를 시작하던데 다 비공개더라고요. 지금도 그런 과정들을 다 비공개로 처리하나요?

◆서재철> 군사시설은 보안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죠. 그런데 캠프롱은 이미 10년 전에 미군이 다 나갔고 과거 미군기지였다는 것을 빼면 물리적으로 그곳은 군사적 용도가 하등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원주시나 강원도랑 다 불러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신들이 접근하는 모든 곳에 대해서 투명하게 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정화 끝날 때까지 너희는 기다려라, 우리는 하고 나서 통보만 하고 나가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복원 사업에서 전혀 있을 수 없는 접근을 국방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주 캠프롱도 저희는 아주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원주시나 지역사회가 춘천 캠프페이지를 교훈 삼아서 적극적으로 국방부에 의견 제시하고 또 검증 내용, 조사 내용, 복원 내용까지 들여다봐야 될 거 같습니다.

◇박윤경> 지금 춘천뿐 아니라 전국에 다른 미군 기지들도 국방부가 정화작업을 했기 때문에 춘천과 같은 상황이 우려될 수 있는 거죠?

◆서재철> 네, 그렇습니다. 특히 국방부가 주관하고 사업시행을 한국농어촌공사가 했던 것을, 2007년 이후 약 9개를 저희가 확인했는데요. 이런 곳에 데에서는 정밀검증을 다 해야 될 거 같습니다. 특히 앞으로 남은 원주 캠프롱, 부평, 동두천 등 4개의 지역에 대해 작년에 청와대가 경제개발을 위해서 지역주민의 민원으로 불가피하게 우리가 정화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협상하면서, 이 지역들이 도마 위에 올라와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 환경부, 환경전문가, 지역단체, 지역주민 등이 제대로 참여하는 방식의 오염정화가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박윤경> 지금 상황에서 춘천 같은 경우 지하수를 타고 기름이 유출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어떤 피해를 예상해볼 수 있는 건가요?

◆서재철> 그래서 정밀조사를 해야 합니다. 100~200m 반경만 할 게 아니고 캠프페이지 지하 전체를 정밀히 조사해서 지하수가 어디서부터 어디로 흘러가는지 봐야합니다. 특히 소양호의 압력, 소양호로부터의 지하로 유동되는 압력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지하수 전반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캠프페이지 바깥에 지하수로 확산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정밀조사가 꼭 필요합니다. 지하수 개발이 국가 정책상 활성화 될 거기 때문에 이번에 제대로 토양과 지하수 깊이도 촘촘하게 들여다보는 조사를 통한 재정화 사업이 이루어져야 될 거 같습니다.

◇박윤경> 아까도 춘천시뿐만이 아니라 강원도 차원에서 나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들 한번 정리를 해주세요.

◆서재철> 가장 먼저는 강원도, 춘천시, 이번 여당에 당선된 허영 국회의원님이 국방부와의 자리를 마련하시고 국방부가 그동안 정화와 관련한 모든 조사부터 시공과 설계 등 했던 자료를 얻어내서 그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분들과 면밀한 대화를 시작해야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이제 시가 관련한 전문가들을 만나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 및 검토를 통해서 국방부에 요구할 것을 제시하고 그와 동시에 조사는 먼저 착수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정화작업 자체는 나중에 국방부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이미 기름이 확인됐고 폐기물이 있으므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나 조사를 바로 착수해서 문제점이 뭔지 물리적, 기술적인 측면을 검토하고 그것과 함께 강원도지사님과 국회의원님이 국방부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성의 있게 나서 달라고 요구하고 지속해서 같이 검토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윤경> 자, 춘천시가 캠프 페이지 땅을 1천2백억 넘게 들여서 국방부로부터 매입했고요. 2년 4개월에 걸쳐서 정화작업을 한 결과가 지금의 이런 상황들인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고 책임감 있게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녹색연합 서재철 상근전문위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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