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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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주요 7개국(G7)정상회의 회원국 확대 문제와 관련,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한국 등을 이번 회의에 초청한 것은 옵서버가 아닌 정식 멤버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우리 정부 판단과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반도 이슈 관련 화상 세미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G7에 한국, 러시아, 호주, 인도 등을 더해 G11 또는 G12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과 관련, “G7 의장국이 비회원국을 게스트로 초청한 전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단, “회의체 자체를 영속적으로 확대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우리가 여전히 들여다보고 논의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등을 일단 손님 자격으로 초청한 것이며,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기존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이번 초청에 대한 우리 정부 판단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이는 G7에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이고 일시적인 성격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이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선진국 그룹의 일원이 된다는 뜻으로 “회원국 동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은 내퍼 부차관보의 발언과는 온도 차가 있는 셈이다.
G7 확대 움직임에 다소 완급을 조절하는 듯한 미국 측 움직임은 기존 회원국 반발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안보 문제로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의 가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에 대한 명시적 반대는 없지만, 그렇다고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도 않고 있다. 아시아 지역 유일한 G7회원국인 일본 역시 한국이나 인도의 입성을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외교 당국의 관계자는 “일단 의장국(미국)의 초청이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명분과 위상을 갖고 G7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영속적인 회원국이 되기 위해선 올해 회의에서 나타날 외교적 성과를 내년 G7 정상회의까지 발전시켜가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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