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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코로나 관련 논문 잇따라 철회… "데이터 신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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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싯·NEJM "논문 데이터 제공 업체, 원 데이터 제공 안 해"

조선일보

코로나 치료에 연구 중인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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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를 연구한 논문들의 신뢰성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잇따라 의학저널에서 철회됐다.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랜싯’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이 코로나 환자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철회한다고 4일(현지 시각) 밝혔다. 논문 저자 3명이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증할 수 없다며 랜싯에 논문 철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치료제 사망 위험 논문에 WHO 임상 잠정 중단

이 논문에는 671개 병원에서 9만6000여명의 코로나 환자를 상대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가 담겼다. 논문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에게서는 사망 위험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5일 전 세계에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임상 시험을 잠정 중단했다, 전문가 검토 결과 지난 4일 다시 임상을 재개했다.

◇논문 데이터 제공업체 자료 제공 안 해

하지만 논문에 사용된 임상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논문은 데이터 분석회사 ‘서지스피어’의 자료를 사용했다. 영국 가디언은 “직원 중 일부는 비전문가이고 직원이 6명밖에 안된다”라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3명의 논문 공동저자들은 서지스피어에 전체 데이터 등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 업체가 제공에 협조하지 않아 감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랜싯은 성명을 내고 “논문의 과학적 진실성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서지스피어와 논문에 활용된 그 회사의 자료에 대해 중요한 의문들이 많았다”면서 “서지스피어의 연구협력과 관련해 제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게재됐던 코로나 치료 관련 논문도 저자들에 의해 철회됐다. 이 논문은 혈압약이 심장병을 앓는 코로나 환자들의 사망 위험성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이다. 이 논문도 ‘서지스피어’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 논문 저자들도 “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어,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를 검증할 수 없다”며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철회를 요청했다.

◇“팬데믹으로 출판 속도 빨라져 오류 발생”

이번 철회 사태에 대해 하버드 글로벌헬스연구소 아시쉬 자 박사는 “논문의 출판 속도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빨라졌으며 이로 인해 오류가 발생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다만 “이번 철회는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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