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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레이싱카 안 부러운 고성능차… 강렬한 주행경험 주목, 독일 고급차 독무대에 현대차 N 시리즈로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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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처럼 울리는 배기음, 날카로운 코너링의

박진감, 드라이빙의 짜릿함과 스릴”

과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탔던 고성능차들이 최근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3040세대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상 속 스포츠카’로 불리는 고성능 모델을 통해서 보다 짜릿한 주행경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억대를 호가하는 초고성능 전용 모델은 물론 양산 차량의 디자인 일부를 변경하거나 엔진을 튜닝하는 패키지·옵션 모델까지 등장하면서 운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1960~1970년대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를 출시한 뒤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0년 현대자동차가 국산차 최초로 ‘제로백’ 9초대 기록을 세운 2도어 스포츠카 ‘스쿠프’를 출시한 데 이어 티뷰론(1996년), 투스카니(2001년), 제네시스 쿠페(2008년) 등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2015년에는 고성능 브랜드 N을 출범하면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고성능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고성능차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은 높은 성장성에 있다.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매년 완성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반면에 고성능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고성능차 매출액은 404억달러로 전년 대비 3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고객들의 니즈가 세분화되면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고성능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업체별로 고성능 특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전문 테크니션과 영업사원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메르세데스-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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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랑하는 고성능차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AMG’의 역사는 1967년 시작됐다. 작은 튜닝 회사로 출발한 AMG는 유럽의 주요 투어링 카 챔피언십에 출전해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를 낳았다. 1990년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2005년 독일 다임러 그룹 편입, 2009년 SLS AMG 독자 개발, 2017년 연간 글로벌 판매 10만 대 돌파 등 기록을 써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메르세데스-AMG는 콤팩트카에서부터 세단, 쿠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드스터, 독자 개발 차량 GT까지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며 고성능 자동차 시장을 개척했다. 이들 모델들은 65·63·53·45·43 라인업으로 세분화되는데, 성능 또한 최고출력 367~630마력으로 차별화된다.

특히 메르세데스-AMG는 설립 초기부터 지켜 온 ‘원 맨-원 엔진(One Man-One Engine)’ 철학으로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원 맨-원 엔진’ 철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실력을 갖춘 엔지니어 한 명이 AMG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해 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작 완료 후에는 담당 엔지니어의 이름이 해당 엔진에 새겨지는데, 이는 최고의 품질과 정교함을 보장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AMG 모델 판매량은 지난 2018년 2212대에서 2019년 2740대로 23% 이상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까지 누적 1612대를 판매했다. 불과 넉 달 만에 지난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AMG 대표 모델은 메르세데스-AMG가 독자 개발한 세 번째 차량이자 첫 번째 4도어 스포츠카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다. 도로 위의 레이스카로 불리는 이 모델은 AMG의 독보적인 성능과 일상에서의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는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39마력을 자랑하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63 S 4MATIC+ 4도어 쿠페’, 48V 전기 시스템인 EQ부스트가 적용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 4도어 쿠페’ 등 두 가지 라인업이 출시됐다. 이밖에도 역동적이고 짜릿한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고성능 럭셔리 세단 ‘메르세데스-AMG S 63 4MATIC+ Long’과 역사상 가장 강력한 E-클래스인 ‘메르세데스-AMG E 63 4MATIC+’ 등을 비롯해 총 9가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한 모델별 판매가격은 8640만원에서 2억496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매일경제

BMW M2 컴페티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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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M 퍼포먼스·M 스포츠 패키지

BMW는 지난 1972년 ‘BMW Motorsport GmbH’를 출범하고, 35명의 레이싱 드라이버들과 함께 모터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제작된 BMW 3.0 CSL은 1973~1979년 유럽 챔피언십에서 6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BMW는 국제 투어링 카 무대에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1979년 일반도로용 차량에 모터스포츠의 기술을 결합한 M1을 처음 선보였다. 뒤이어 1984년 M5, 1986년 M3 등을 출시하면서 일반도로에서 즐길 수 있는 고유의 스포츠카 ‘M 브랜드’를 정립했다. BMW M(BMW M GmbH)은 지난 2008년 30만 번째 차를 제작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운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M 라인업을 세분화한 덕분이다. 일반 차량의 엔진을 M의 기술력으로 튜닝한 ‘M 퍼포먼스’와 인테리어·서스펜션·브레이크 등 다양한 추가 옵션을 갖춘 ‘M 스포츠 패키지’ 라인업을 구축해 운전자들의 선택폭을 크게 넓혔다. 여기에 주문제작을 통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제공하는 ‘BMW Individual’을 추가해 M 브랜드의 특별함을 더했다. 오리지널 M 차량 또한 운전자들의 요구에 맞춰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기존 M보다 한 단계 상위 버전인 ‘컴페티션(Competition)’, 더욱 강력한 성능의 ‘GTS’, 최상위 모델로 성능의 극대화를 통해 모터스포츠 또는 클럽스포츠의 특성을 뚜렷이 보여주는 ‘BS’ 등으로 나눠졌다. 최근에는 컴페티션과 GTS 사이에 ‘CS(Competition Sport)’라는 라인업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BMW M과 M 퍼포먼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0년 1만7000대에서 2016년 6만7900대로 급증했다. 특히 M 퍼포먼스 모델의 판매량은 지난 2017년 3만 대를 넘어서면서 오리지널 M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은 지난 1999년 M5가 첫 선을 보인 이후 2016년 전 세계에서 판매량 1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판매실적이다. 지난해 고성능 M 모델의 한국 판매실적은 783대다.

BMW코리아는 지속적인 판매 성과를 기반으로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와 인제 스피디움 등에서 M 모델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서킷 주행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BMW M 트랙 데이 코리아’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행사 참가 대상은 M 모델 고객이다. BMW코리아는 5월 현재 BMW M2 쿠페 컴페티션, BMW 뉴 M4 쿠페/뉴 M4 컨버터블 컴페티션, BMW 뉴 M5, BMW 뉴 M8 쿠페 컴페티션/뉴 M8 그란쿠페 컴페티션, BMW 뉴 X3 M/뉴 X4 M/뉴 X6 M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모델별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7790만~2억3970만원으로 다양하다.

매일경제

아우디 e-트론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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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RS·R 라인업

아우디의 모터스포츠 역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인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르망 24시, LMS컵, 독일 투어링 카 마스터즈, 포뮬러 E 등과 같은 레이싱 경기에서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그 가치를 입증했는데, 이 같은 성과는 아우디 고유의 사륜구동 기술인 콰트로(Quattro)에서 비롯됐다.

수년간의 레이싱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을 통한 진보’를 실현하고 있는 아우디는 S·RS·R 등 고성능차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S 모델은 아우디 AG가 직접 생산하고, RS와 R 모델은 자회사인 ‘아우디 스포트(Audi Sport GmbH)’가 만들고 있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아우디 스포트는 초창기에는 액세서리 마케팅을 주로 담당했지만, 1996년 고성능 모델 제조업체로 탈바꿈했다.

독일 네카줄름 지역에 기반을 둔 아우디 스포트는 199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주문제작한 아우디 모델을 처음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아우디의 고성능차 대표 라인업인 S 모델은 기본 A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과 역동성을 지녔다. 평소에는 안락한 주행을 즐기고 때때로 파워풀하며 모험적인 주행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포츠카의 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진과 기어박스, 브레이크, 섀시, 서스펜션, 변속기 등 모든 면에서 성능이 대폭 강화됐고 풀타임 4륜구동 콰트로가 기본 탑재됐다. S 모델의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의미하는데, 최초의 S 모델은 1990년에 생산된 아우디 S2 Coupe다. 지난 3월에는 전기 모터 3대가 탑재된 아우디 e-트론 S 모델이 공개됐는데, 지능형 구동 컨트롤 시스템과 전동 토크 벡터링 시스템 등으로 다이내믹한 핸들링을 구현했다.

S 모델보다 상위 라인업인 RS는 슈퍼카 수준의 초고성능 모델이다. S 모델이 일상적인 도로 주행에도 부담 없는 고성능 스포차 콘셉트라면, RS 모델은 트랙 주행을 위한 전문 레이싱카에 가깝다. 첫 번째 RS 모델은 ‘아우디 80 아반트’를 기반으로 한 ‘RS 2 아반트’로, 지난 1994년 포르쉐와 공동 개발을 거쳐 공개됐다. 뒤이어 아우디 RS 4, RS 6 등 라인업이 추가되며 RS 모델이 고성능차 시장에서 자리매김했다. 올해 초에는 아우디의 럭셔리 SUV, Q8의 고성능 모델인 RS Q8이 유럽 시장에 출시돼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 SUV 가운데 가장 강력한 모델로 최고출력 60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8초에 불과하다.

최상위 R 라인업은 현재 R8 하나의 모델만 출시됐는데, 아우디 차량 중 가장 모터스포츠에 근접한 성능을 자랑한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된 아우디 R8은 2006년 파리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됐다. 국내에는 지난 2017년 11월 ‘더 뉴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가 출시됐는데, 5.2ℓ V10 가솔린 FS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10마력, 최대토크 57.1㎏.m 등 강력한 성능을 선보였다.

매일경제

2020 벨로스터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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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N·N 라인

독일 완성차 업체 3사가 지난 수십여 년간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고성능차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또한 최근 N 브랜드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방향성을 처음 공개하고, 기존 현대차의 장점인 ‘디자인, 품질, 제작가치’에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을 새롭게 더한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 출범을 진두지휘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고성능 브랜드 ‘N’은 현대차의 글로벌 R&D센터가 위치한 ‘남양’과 현대차의 주행성능 테스트센터가 자리한 ‘뉘르부르크링’의 영문 머리글자(N)를 따서 지어졌다. 첫 양산 모델은 i30 N으로, 지난 2017년 말 유럽 현지에 출시됐다. 기존 i30와 비교해 스포티하면서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구현했고 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 전자 제어 서스펜션, 오버부스트 등 기술이 적용됐다. i30 N의 서유럽 현지 판매량(i30 패스트백 N 포함)은 2018년 6923대에서 2019년 1만2540대로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일경제

2020 벨로스터 N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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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6월 수동변속기 모델로 출시된 ‘벨로스터 N’을 통해 고성능 브랜드 ‘N’이 이름을 알렸다. N 전용 2.0 T-GDi 엔진이 탑재돼 기존 벨로스터보다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하고, 변속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이내믹한 변속감을 구현하는 ‘레브매칭’ 등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벨로스터 N 국내 고객의 평균 연령은 33.7세로, 이미 다른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컨드카’로 벨로스터 N을 구매한 비중이 50%에 달한다.

현대차는 N 브랜드에 이어 고성능 N의 감성을 일반 차량에 담은 N라인을 추가로 출시했다. 고성능차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지난 2018년 10월에는 i30 N 라인을 출시했다. 해외에서는 i30 패스트백 N 라인과 투싼 N라인이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올 상반기 아반떼 N 라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출시된 벨로스터 N 연식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아반떼 N라인, 쏘나타 N라인, 코나 N, 투싼 N 등 총 5종의 고성능차 라인업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N 브랜드를 SUV와 전동차까지 확대 적용하고 차별화 요소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박윤구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7호 (2020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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