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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전문가 “보건연, 복지부 이관 철회를” 靑국민청원… 정은경 “질병관리청에 연구조직 만들어 공동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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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생색 승격’ 논란

이재갑교수 “인사적체 해소용 의심”… 복지부 “줄기세포 등 종합연구 필요”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는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초점은 현재 질본 산하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백신을 비롯해 각종 질병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을 통해 국립보건연구원의 복지부 이관 철회를 주장했다. 복지부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원을 이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과 신설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질병관리청 산하에 남아있어야 감염병 대비 역량 강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국립보건연구원이 질병 연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려면 현재 개편안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개편이 이뤄지면 감염병뿐 아니라 줄기세포, 유전체 연구 등 보건의료 전반을 다룰 수 있게 기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에 기초 보건의료와 관련된 연구들이 포괄돼 있기에 복지부 산하에 두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질본도 연구원의 복지부 이관 필요성에 공감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은 청의 소속기관 형태보다는 복지부의 직접 소속기관으로서 질병관리청과 같이 2개 기관이 공동으로 발전·확대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청에도 연구기능이 필요하다”며 “질병관리를 잘할 수 있는 역학조사 방법론 개발 등 역학 연구와 감염병 정책개발 연구, 평가를 위한 조직과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산하에 지역별로 설치되는 질병대응센터가 지방보건소를 총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역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행대로 지역사정에 밝은 각 지자체가 보건소를 직접 통할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관리에 대한 1차 책임은 지자체가 갖고 있고, 모든 감염병을 중앙에서 다 해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질병대응센터는 중앙에서 전문성을 갖고 조사를 벌이거나, 여러 지역에 걸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할 때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나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질본과 국립보건연구원은 질병관리 업무를 같이 해왔다”며 “조직개편으로 연구원과 분리되면 질본의 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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