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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신간] 실험실의 쥐·데이터 프라이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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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노믹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실험실의 쥐 = 댄 라이언스 지음, 이윤진 옮김.

정보기술(IT) 전문 기자 출신 저널리스트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다.

저자가 '실험실'이라고 지칭하는 새로운 직장은 겉보기에는 개방된 업무 공간과 화려한 복지시설을 갖춘, 재미와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조직 같다.

그러나 알고 보면 끊임없는 불안정과 스트레스라는 새로운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 쥐 실험 상자와 같은 곳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은 어떻게 우리의 직장이 절망스러운 실험실이 됐는지를 '돈', '불안정', '변화', '비인간화' 등 노동자들을 불행하게 한 4가지 요인으로 나눠 분석한다.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우버 등 미국 산업을 이끄는 대표적 기업들이 쌓아 올린 수십억 달러의 재산은 위험한 노동 환경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착취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또 많은 실리콘 밸리 경영자가 '우리는 가족이 아니라 팀'이라면서 노동자들을 고용 불안 속으로 밀어 넣은 것과 '애자일(agile·민첩성) 법칙'이 효과 없음은 물론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임시직으로 내모는 방법으로 악용돼 왔음을 고발한다.

그리고 기계에 의해 고용되고 관리를 받는 것을 넘어, 더 오랜 시간 일하고 관찰되고 평가되며 감시당하는 방식으로 인간성을 해치는 현실이 노동자들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짚어낸다.

저자는 노동자들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그저 부당함을 감수하고 더 열심히 뛰어 빨리 변화에 적응하려고 기계처럼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부당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경영자들에게도 기업의 이윤과 직원 행복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을 호소한다.

한국경제신문. 342쪽. 1만6천800원.

연합뉴스


▲ 데이터 프라이버시 =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 취재반 지음, 전선영 옮김.

인터넷에 넘쳐나는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빛과 그림자를 조명하면서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신문의 취재팀이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기업과 실험실을 찾아다니며 심층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데이터 경제의 최신 동향을 쉬운 언어로 풀어냈다.

저자들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공개 정보를 활용해 어디까지 개인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 직접 시험해 봤다. 그 결과 안전한 익명 정보에서 출발해 10시간 만에 개인을 특정하고 그 사람의 6개월 치 행적까지 상세하게 알아낼 수 있었다.

정작 본인은 데이터를 남긴 기억이 없더라도 기업끼리 제멋대로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이렇게 알아낸 개인정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확산해 사기나 스토킹 같은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없지 않다.

또 인공지능(AI)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은 기업에 편리할지는 몰라도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취업, 대출, 주택 임대, 결혼 서비스 등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겪게 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선별하고 평가하는 세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나 그 판단에 차별이나 편견이 담기지 않도록 막는 노력은 미흡하다.

저자들은 이 밖에도 데이터를 잘못 다룸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제시하고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기술을 발전시켜가는 것이 데이터의 세기에 필요한 경쟁력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머스트리드북. 282쪽. 1만4천800원.

연합뉴스


▲ = 브라이언 두메인 지음, 안세민 옮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침체 속에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아마존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다.

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닷컴 버블이 꺼지며 위기에 처했던 순간, '고객 집착, 극단적 혁신, 장기적 시각'이라는 3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아마존의 핵심 가치를 구현해낼 수 있는 성장 엔진을 완성했다.

그리고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도전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하며 아마존의 엔진이 더욱더 빠르게 돌아가게 할 혁신의 원동력을 구축했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미래 경제의 흐름을 뒤바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인 ''라고 말한다.

일례로 아마존은 3억명이 넘는 고객들에게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매일, 매시간, 매초 가격을 조정하고 배송 속도를 높이고 적절한 음악 혹은 영화를 추천하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알렉사'가 1천분의 2초 만에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딥러닝 과정을 통해 매일 조금씩 발전하며 점점 더 똑똑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2년 이상에 걸쳐 100명이 넘는 아마존 전현직 임직원을 인터뷰한 저자는 미래의 경제 질서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를 구현하려는 기업과 현재에 머물러 있는 기업으로 양분되고 있으며 자신만의 를 구축하지 못하는 기업에 더는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21세기북스. 424쪽. 2만원.

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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