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외국인 조종사 376명 전원에 대한 의무 무급휴가를 당초 계획보다 늘려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예정대로라면 이들은 7월부터 조종석에 복귀해야 하지만, 여전히 국제선 운항률이 22%에 그쳐 추가 인력 투입은 섣부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외국인 조종사들은 지난 4월부터 4개월 이상 일을 쉬게 됐다.
대한항공 측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우선 7월까지 무급휴가 기간을 늘렸다"면서 "운항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추가 연장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국제선 110개 중 25개 노선에 주 115편의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이달부터 미국 워싱턴, 시애틀, 캐나다 토론토 등 일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긴 했지만 일부 교민과 비즈니스 수요만 충족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6월 국제선 예약률은 32%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7일 인천국제공항이 코로나19 탓에 운휴에 들어간 여객기로 가득한 모습이다. / 장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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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휴가가 시작된 4월 이후 현재까지 퇴사한 외국인 조종사는 총 11명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계약 해지 혹은 일신상의 사유로 그만둔 것일 뿐 일을 하지 못해서 나간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공업계 전체가 어려우니 여기를 관둔다고 해도 마땅히 옮겨갈 곳이 없는 상태 아니겠느냐"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3월부터 돌입한 외국인 조종사들의 무급휴직을 사업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지속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외국인 조종사 120여명 가운데 보잉747 화물기 조종사 일부를 제외한 전원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제선에 뜨는 비행기가 여전히 하루 평균 8대에 불과하다"며 "당초 계획 대비 8.8% 운항률을 기록해 조종사들의 추가 휴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국제선 72개 노선 중 57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적 항공사 대부분은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국내외 직원 2만여명이 6개월간 순환 휴직에 돌입한 대한항공은 현재 팀별로 격달 근무 혹은 4개월 근무·2개월 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임원진 월급 반납도 3개월째에 들어섰다.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 반납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경영상태가 정상화됐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할 때까지 급여 반납은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재무구조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비상경영을 선포한 아시아나항공도 자구책을 계속 시행하고 있다. 2월부터 사장 급여 100% 반납을 비롯해 임원은 60%씩을 반납하고 있다. 조직장을 포함한 전 직원들은 4월부터 15일씩 돌아가며 무급휴직 중이다. 3개월째 기존 임금의 절반만 받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7월 이후에도 무급휴직 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나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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