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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기억할 오늘] 5분마다 한 명씩 폭력에 숨지는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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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오늘은 유엔이 정한 국제 학대 피해 어린이의 날이다. 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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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은 유엔이 정한 ‘국제 학대 피해 어린이의 날(International Day of Innocent Children Victims of Aggression)’이다. 한국의 ‘어린이 날(5월 5일)’처럼 국제사회가 정한 어린이 날이 축제의 날이라면 6월 4일은 반성과 공감의 날이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세계 어린이 약 절반이 매년 각종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되고, 5분마다 한 명꼴로 폭력으로 목숨을 잃는다. 18세 미만 아동 10명 중 한 명은 성적 학대를 겪고, 체벌이 법으로 금지돼 있지 않은 지역 어린이 열에 아홉인 7억3,200만명은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다. 인터넷 사용자의 3분의 1은 어린이고 SNS 이용자도 약 8억명에 이르면서 사이버 폭력에도 노출돼 있다. 인터넷이 매개한 아동 성폭력은, 한 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약 100만 건에서 2018년 4,500만 건으로 폭증했다. 연간 2억4,600만명이 교사나 급우 등이 가한 폭력을 학교에서 겪고, 10명 중 한 명은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사이버 공간에서의 따돌림 괴롭힘 행위)을 겪은 적이 있다. 물론 그들 중에는 가해자도 있다.

어린이에 대한 물리적ㆍ정신적ㆍ정서적 폭력은 그렇게, 전 세계에서 가정과 학교 거리 공원에서,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유엔은 아동 폭력의 직접 피해 구제 비용만 연간 10억달러이고, 사회적 비용까지 합치면 7조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저 모든 만연한 아동 폭력의 실상을 알리고, 근절 대책을 마련하자는 게 유엔이 이날을 정한 취지다.

이날은 1982년 레바논 전쟁 직후, 무해한 아이들만은 어른들의 전쟁으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로 유엔 총회에서 제정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인류는,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전장에서만, 중동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소년병과 학교 포격 같은 전쟁 범죄를 부각하며 자신들의 우월한 휴머니즘을 마케팅하던 유럽과 북미 선진국들도 결코 안전한 해방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갔다.

유엔은 2030년까지 모든 종류의 아동 폭력을 근절하자는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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