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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전선 1·2위 합병설 '솔솔'…LS전선, 대한전선 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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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업계 2위 대한전선이 최근 경영 환경이 개선되며 현 주인인 사모펀드 IMM PE의 적정한 대한전선 매각 시기가 도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수 대상 기업으로는 동종업계 1위 LS전선이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 배치된 전선들의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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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업계 "IMM PE가 대한전선 매각할 적정 시기 도래"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해 매각설이 대두됐던 전선업계 2위 대한전선이 올해 재무 상태가 개선되면서 또다시 매각설에 휩싸이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서 대한전선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풍문도 나오면서 업계 1위 LS전선이 잠재적 인수전에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4일 증권가와 전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그간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지난해부터 쿠웨이트와 미국, 호주 등 해외 전선 프로젝트에서 수주 낭보를 띄워 실적과 재무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비주력사업인 남부터미널과 파인스톤CC 등을 매각해 채무 비중을 줄이고 자회사를 줄이는 등 지속된 경영 정상화 작업에 따른 효과도 보고 있다.

최근 분위기도 좋다. 대한전선은 지난달 네덜란드, 싱가포르, 카타르 등 해외에서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했다. 각국 전력청이 발주한 물량이 금액은 총 6300만 달러(약 750억 원)에 달한다.

대한전선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해외 수주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국내에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대한전선의 초고압 케이블 제조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8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36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오르는 등 경영 성과를 보이는 등 과거 위상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한전선의 매각설이 현 주인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전선업계 1위 LS전선을 중심으로 다시 대두되고 있다. IMM PE와 LS전선은 모두 최근 나오고 있는 대한전선의 매각설과 인수설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으나, 현재 대한전선의 회사의 재무 상태가 상당히 호전됐으며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적정한 매각 시기에 도래했다는 평가도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선의 주인은 1세대 사모투자펀드회사로 알려진 IMM PE다. IMM PE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한 대기업 집단에 사모펀드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린 IMM인베스트먼트와 분리된 회사로 할리스커피, 대한전선 등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업체에도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아상역에 태림포장의 경영권 지분을 넘기며 4년 만에 인수 당시 투자금의 100%의 수익을 내는 등 매물로 나온 회사를 인수한 후 경영 정상화 작업을 거치고 적정한 시점에 매각해 수익을 얻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는 인수합병(M&A) 시장 내 '큰 손'으로 불린다.

IMM PE는 지난 2015년 경영난을 겪던 대한전선을 3000억 원에 인수해 6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 후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쳤고 지난해 적정 매각 시점에 도래했다고 판단해 한 차례 매각을 시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을 시도했으나 원매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동종업계에서는 LS전선, 타종업계에서는 효성이, 해외에서는 중국 전선업체 등이 인수자 물망에 올랐으나 의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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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은 지난 2014년 업계 2위 대한전선이 매물로 나왔을 때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으나 독과점을 우려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대한전선이 지난해 보유 기술의 국가 핵심기술 지정됨에 따라 해외 매각이 불가능하게 되며, 사업 규모와 자금, 경험 등 측면에서 봤을 때 대한전선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은 동종업계인 LS전선이 유일하다는 이야가기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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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S전선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고(故) 구태회 LS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구자엽 회장이 이끌고 있는 LS전선은 전선업계 1위 회사로 3위 업체인 가온전선의 모기업이기도 할만큼 국내 전선업계에서 영향력을 구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전선의 사업 규모를 인수해 감당할 수 있는 업체가 LS전선을 제외하면 전무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시에 인수에 따른 시장점유율 지배로 공정위가 제재하는 독과점 우려가 있다. LS전선의 국내 전선 시장점유율은 55% 수준으로 25% 가량의 점유율로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한전선을 인수하게 되면 사실상 국내 전선업계에 적수가 없기 때문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대한전선을 IMM PE가 인수하기 전인 2014년 M&A 시장의 매물로 나온 대한전선에 대해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못박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LS전선이 전력 인프라 수요가 높은 베트남이나 미얀마 등 기존 아시아 시장 뿐만 아니라 지난달 미국 해저케이블 교체 사업을 따내고 유럽 5G 시장 확대 등 해외 영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독점이라는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가면서까지 대한전선을 인수할 여지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동시에 1998년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나 2002년 SK텔레콤의 신세계 이동통신 인수 등 독점 여부와 관계 없이 국가 경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정부가 동종업계 1, 2위의 M&A를 허가해주는 경우도 있어 LS전선이 대한전선의 사업구조를 검토해볼 가치는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대한전선의 초고압 전기케이블 기술이 지난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해외 매각도 안될 만큼 정부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 M&A시장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보유한 초고압 전력케이블 기술이 지난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해외 매각이 힘든 상황에서 국내에서 인수할 만한 사업적 경험과 자금 여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LS전선이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또 IMM PE 입장에서는 2016년 할리스커피 매각 실패 사례도 있는 만큼 대한전선은 적정한 시점에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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