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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업 매출 4년만에 역성장…3곳 중 1곳 이자도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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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만5874곳 지난해 실적 분석



매출액 증가율 -1%로 뒷걸음

영업이익률 6.9%→4.7% 하락

대기업 하락폭이 중기보다 커

이자 못내는 좀비기업 34.8%

부채비율은 95.4%로 높아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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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과 내수 부진 등으로 국내기업의 매출액이 4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이익률은 4%대로 내려앉고 번 돈으로 이자를 못내는 기업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이 모두 나빠졌다. 3일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2만5874곳)의 실적을 분석한 통계(속보치)를 보면, 전체 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8년 4.2%에서 지난해 -1.0%로 급락했다.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2015년(-2.4%)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18년 4.5%에서 -2.3%로 미끄러졌다. 특히 정제 마진이 줄어든 석유정제 부문이 23.1%에서 -6.8%로 급락했다.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3%포인트 하락한 0.8%를 기록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4.3%에서 -1.5%로 떨어져 중소기업(3.9→1.5%)보다 하락 폭이 컸다. 총자산 증가율은 3.7%에서 5.0%로 올랐는데, 운용리스를 자산과 부채로 인식하도록 회계기준이 변경돼 유형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 6.9%에서 4.7%로 떨어져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하락폭(3.7%포인트)이 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판매가격 하락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영업이익률은 18.8%에서 5.6%로 급락했다. 이 또한 대기업의 하락폭(2.6%포인트)이 중소기업(0.4%포인트)보다 컸다. 전체 산업의 세전순이익률은 4%에 턱걸이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로 장사해서 번 돈으로는 이자를 감당 못 하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율이 31.3%에서 34.8%로 늘어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국내기업 셋 중 하나는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영업 적자 기업의 비율도 21.6%에서 23.4%로 높아졌다. 영업활동에서 들어온 현금수입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를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4.4%에서 50.5%로 하락했다.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전년 93.1%에서 95.4%로 높아졌다. 리스부채가 잡힌 비제조업의 부채비율은 147.8%로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도 26.0%에서 27.7%로 높아졌다. 기업의 순현금흐름(유입-유출)은 전년 소폭의 순유출에서 지난해 순유입(3억원)으로 전환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줄었지만 투자가 부진해 나가는 돈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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