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 이슈와 전망' 학술대회
"경제 펜더멘털 훼손 가능성 높아…확장재정 불가피"
"전국민 재난지원금 2차 추경 논의는 무질서·불안정"
"거대여당 국회가 예산 심의 아닌 편성단계부터 개입"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 이슈와 전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3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은 효율적으로 사용됐는가 하는 측면에서 전혀 그랬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우철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 이슈와 전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패러다임 전환기의 재정정책 방향과 과제’를 발표하며 “코로나19 사태의 위기 강도를 봤을때 중장기적 차원의 재정건전성을 일단은 부차적인 문제”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경제 펀더멘털이 훼손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장적 재정 운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편성한 2차 추경에 대해서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도, 전혀 효율성이 없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원래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은 없었던 것인데 선거 바람이 불고 지자체장들의 선제적 제안에 따라 지급대상이 50%, 75%, 100%로 확대되는 과정이 너무 무질서하고 불안정하게 이뤄졌다”며 “2차 추경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쓰여 정말 신랄하게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소득과 무관하게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한국과 일본 딱 두 나라뿐”이라며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50% 미만에서 잘랐어야 그나마 취지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기재부의 입장이 몇 번에 걸쳐 후퇴했다. 앞으로 정말 주의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예산 편성을 전담 부처에 위임하던 구조에서 국정책임자가 직접 나서는 재정 거버넌스의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의 문제가 2차 추경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봤다.
김 교수는 “국정책임자가 지출증가율을 직접 조정하며 ‘대통령 예산’으로 불릴 수 있는 상황으로 가는게 책임성 구현이라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면도 있다”라면서도 “국회는 예산을 심의해야 하는 곳인데 추경 논의를 위한 당정청 회의 등 편성 단계에서부터 개입하면 예산 분권주의를 허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예산을 직접 챙기겠다는 건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국회가 국민의 선택으로 거대여당이 됐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개입하는 것은 정치적 편향의 문제와 비효율성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은 문제가 2차 추경에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정부가 발표한 3차 추경 가운데 5조1000억원 규모를 ‘한국판 뉴딜’에 투입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디지털 뉴딜보다는 그린 뉴딜에 집중하는 것이 그나마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은 완전히 민간의 영역이고 단기간 위기 극복용으로는 크게 효과가 없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서 하기 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