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1 (토)

'헬기 위협' 이튿날 백악관 인근 수천명 시위…"경찰도 함께 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도 참여…"집에서 연대 말하는 것으론 불충분"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맨 앞)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인근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에 참여한 모습. 그의 옆으로 역시 시위에 참여한 배우자 브루스 만과 반려견 베일리도 보인다. 2020.06.0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헬기까지 동원해 '플로이드 시위대'를 해산시킨 다음 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또다시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NBC워싱턴, AP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선 수천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인근에서 행진을 벌였다. 행진은 백악관 남서쪽 링컨 기념관까지 이어졌으며, 시위대는 '경찰이여, 우리와 함께하라',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 등의 팻말을 지참했다.

전날 이 지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군대 총동원' 언급이 이뤄진 뒤 대통령과 당국자들의 인근 교회 도보 방문을 위해 시위대 강제 해산이 진행됐었다. 당시 시위대 진압에 블랙호크로 추정되는 헬기까지 동원돼 저공 위협 비행에 나서 크게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날 시위는 전날 시위보다는 한층 평화롭게 진행됐다. NBC워싱턴은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의 군중들은 평화롭고, 예의 바르기까지 했다"라며 "시위대는 색색의 어린이용 분필로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라는 슬로건을 세인트 존스 교회 앞 아스팔트에 썼다"고 전했다.

시위에는 흑인은 물론 백인과 어린아이, 노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다. 통행금지 시각인 오후 7시를 30분 앞두고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배우자와 반려견을 대동하고 라파예트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 군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워런 의원은 지지자 일부와 사진 촬영을 한 뒤 WP에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라며 "편하게 집과 사무실에 머물며 '연대한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직접 시위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링컨기념관 앞에선 공원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공개 발언을 이어갔다. 연사로 나선 한 참가자는 "함께 한다면 우리는 더 많다"라고 발언하며 더욱 활발한 시위 참여를 촉구했다. WP는 이날 시위 참여 인원이 전날 대비 2~3배가량이라고 전했다.

전날 시위대 강제 해산 현장을 지켜본 이들도 있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페어팩스 출신 대고베르토 아세비도는 WP에 자신이 전날 시위대 강제 해산 현장에 있었다며 "나는 이제 매일 이곳에 나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야간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오후 7시에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많은 군중이 그 이후에도 시위 현장을 지켰다고 한다. 이들은 모여 앉아 박수를 치고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는 시위대에 경찰의 최루가스 사용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선 지난달 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눌려 사망하자 경찰에 의한 흑인 인권 유린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가 전역에서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격화된 시위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