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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교회발 확진자로 썰렁해진 등굣길…출석인정 체험학습 신청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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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동부교회 인근 영통초 등교인원 '1/3→1/4'로 줄여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김솔 기자 = 수도권 교회 발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3차 등교일을 맞은 3일 오전 8시 30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초등학교 정문 앞은 한창 등교할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띄엄띄엄 엄마 손을 잡은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을 뿐, 초 1∼2학년 첫 등교일이었던 지난달 27일의 들뜬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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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절차
(김해=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삼성초등학교 입구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이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 2020.6.3 image@yna.co.kr



최근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동부교회로부터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영통초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인원을 교육 당국의 지침인 1/3보다도 더 강화해 1/4로 줄였다.

여기에다 개별적으로 학교장 출석인정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등교하지 않은 학생이 학급당 5∼6명 정도 돼 실제 등교 인원은 훨씬 줄어들었다.

학교측은 전교생 540여명 중 1∼4학년 짝수반 중 학급번호가 홀수번호인 학생과 긴급돌봄 학생 120여명만 등교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3차 등교를 바라보는 학교와 학부모들도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정문 앞에서 4학년 자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김지선(35)씨는 "아이 반 친구 중에 오늘 나오지 않는 학생이 많다"며 "아이가 원해 학교에 보내기는 하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한학기를 통으로 온라인학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불안한 학부모들은 오늘부터 체험학습을 활용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 같고 저 같은 경우는 한여름에 마스크 쓰고 학교 가는 게 힘들 것 같아 체험학습 신청을 아껴두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강남(44)씨도 "무증상 확진도 많아 누가 확진된 건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라 이 점이 가장 걱정된다"며 "아이에게 교실에서 마스크 벗지 말고 손 소독제도 수시로 바르라고 당부하고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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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178만명 3차 등교…"불안 불안" (CG)
[연합뉴스TV 제공]



영통초 조홍규 교장은 "학교 내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 등교 인원을 줄였고 현재 한 층당 한 개 학년만 사용하도록 했다"며 "반에 따라 출석한 학생이 10명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수원의 산남초 등굣길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이 학교 역시 인근 유치원에서 수원동부교회 관련 확진자가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컸다.

산남초 학부모회장인 이윤정(37)씨는 "학부모들이 '개학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은 없느냐'고 묻는 등 걱정 가득한 연락을 많이 한다"며 "확진자의 구체적 동선을 몰라 불안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정현(35)씨는 "불안감 때문에 마음 같아선 보내기 싫지만,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보냈다"며 "아들에게 친구들과 말 섞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산남초 이애련 교장은 "원래대로라면 오늘 2∼4학년 140여명이 등교해야 하는 데 조사해보니 100명 정도만 등교한다"며 "나머지는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집에서 자녀를 지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아이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 간격으로 발자국 스티커를 붙이는 등 학교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3차 등교일인 이날 도내 고1, 중2, 초 3∼4학년이 등굣길에 올랐다.

오는 8일에는 중1, 초5∼6학년이 등교하면서 전 학년 등교가 완료된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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