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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3차 추경] 역대 최대 10조 지출구조조정…복지·SOC예산 뭉텅 감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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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추경보다 큰 규모…2차 추경 합치면 올해 18.9조 지출 구조조정

세출사업 삭감 3.9조, 수요 적고 집행 늦어진 사업 중심으로 '칼질'

연합뉴스

3차 추경 편성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지출 구조조정도 역대 최대로 감행했다.

재원을 마련하면서 나라살림 상황을 악화시키는 적자국채 발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있는 힘껏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와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등 각 분야 예산이 뭉텅 감액되고 공무원 업무추진비와 특수활동비 등도 줄어들었다.

◇ IMF 때보다 더 큰 규모로 지출 구조조정

정부는 3일 35조3천억원 규모의 3차 추경안 재원 중 10조1천억원을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체 부처와 사업을 대상으로 집행 실적을 점검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해 강도 높은 '칼질'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0조1천억원은 역대 추경 지출 구조조정 중 가장 큰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차 추경에서도 상당한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나, 규모는 이번 추경보다 작았다.

당시에는 공무원 인건비, 일반 행정경비 등을 삭감하고 국방, SOC, 농어촌 등 사업비를 줄여 9조5천억원을 마련했다.

이번 추경안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올해 2차 추경 때의 8조8천억원보다 크다.

2차 추경 때는 공무원 인건비, 행사비, 연수비 등을 줄이고 금리와 유가 하락을 반영해 각종 사업비를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편성했던 올해 1차 추경에는 지출 구조조정이 없었으나, 2차와 3차 추경을 합치면 올해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총 18조9천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이처럼 기존 예산을 자르고 줄여 추경안 재원을 마련한 것은 재정건전성 우려와 적자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 지출 구조조정으로 9조2천억원을, 기금 재원을 활용해 9천억원을 각각 만들었다.

이중 3조9천억원은 세출사업 삭감분이다. 당장 시급하지 않거나 집행이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예산을 잘라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의 외국환평형기금 신규 예탁은 1조2천억원 줄였다. 2차 추경 당시 조정분까지 합치면 올해 외평기금 신규 예탁은 총 4조원 축소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원화자산은 환율 절상기에 달러를 사는 용도로 필요한데 지금은 달러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원화자산이 급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여유가 있는 만큼 공자기금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세 수입과 연동되는 지방교부세 2조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2조1천억원 등 총 4조1천억원을 감액했다.

이외 기금 재원을 활용한 9천억원은 산업재해기금(4천억원), 신용보증기금(2천500억원),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500억원), 농지관리기금(500억원), 장애인고용기금(500억원), 수산발전기금(500억원), 산업기반기금(500억원), 주택신용보증기금(300억원) 등 8개 기금의 공자기금 예탁 확대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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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재정 건전성 우려 (CG)
[연합뉴스TV 제공]



◇ 복지 0.8조, SOC 0.6조 칼질…공무원 업추비 등 10% 감액

세출사업 삭감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복지예산 감액 규모가 8천억원으로 가장 컸다.

정부는 수요가 적은 분양주택과 민간임대 융자 예산 중 2천250억원을 줄이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했다. 대신 이번 추경안에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매입임대 지원 확대 예산 2천185억원을 반영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집행이 늦어진 도시재생지원 융자 예산에서는 500억원을 깎았다. 훈련 인원이 감소한 사업주직업훈련지원금과 산업현장일학습병행지원 예산도 497억원 줄였다.

SOC 예산도 6천억원 감액했다.

이 중 3천937억원은 고속도로(2천억원)와 철도(1천454억원), 공항 건설 사업(483억원)의 연차별 투자계획을 변경해 줄였다.

철탑 등을 이설해야 하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사업과 연약지반이 발견돼 설계 보강 필요성이 있는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 등은 건설 계획이 늦어지는 것을 고려해 사업비를 깎았다.

민자도로 토지보상비를 민간이 먼저 투자하고 재정이 나중에 이를 보강해주는 민간 선(先)투자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1천6억원의 예산을확보했다.

사전절차와 협의 등에 따라 투자 시기가 조정된 항만사업 공사비도 489억원 줄였다.

산업예산은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 감액·전환(2천억원), 산단환경개선펀드 일부 감액(300억원) 등을 통해 5천억원 줄였다.

국방예산도 방위력 개선사업 계약일정 변경에 따른 연부율 등 조정(1천470억원), 훈련장, 일반교육·행정시설 등 공사비와 시설유지관리비 조정(855억원) 등으로 3천억원을 감액했다.

농림예산은 수입농산물 비축규모 축소(442억원) 등 3천억원, 교육예산은 유아교육비보육료지원 불용 예상액 감액(416억원) 등 3천억원, 문화예산은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에 따른 메달 포상금과 현지 훈련비용 등 불용액 감액(100억원) 등 2천억원을 각각 줄였다.

이외 조달금리 조정에 따른 우체국 지급이자 반환금 절감(1천500억원), 집행이 부진한 청사 신축 공사비와 비축 토지 매입비 조정(300억원) 등을 통해 추경 재원을 보탰다.

정부는 또 중앙부처가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일반수용비 등 6개 경상경비와 보조·출연기관 운영경비의 하반기 소요분 중 10분의 1을 깎아 2천억원을 마련했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은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해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주로 쓰는 경상경비 하반기 예산의 10%를 줄였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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