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재선 전략의 하나로 보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이번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대선 국면에서 중대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미 CNN방송은 현지시간으로 오늘(2일) '트럼프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조지 플로이드 시위를 어떻게 무기화하려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위와 폭력이 전국적으로 지속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이 행동에 돌입했다"며 "나라를 치유하거나 매우 긴요한 개혁을 발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학살'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활용하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의 순간은 '치유의 최고 사령관'을 요구하지만, 이는 수십 년간 선동적이고 인종주의적 발언을 해온 대통령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들을 비난하고 음모론을 유발함으로써 현재의 위기를 무기화했다면서 이는 11월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고 진단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미국의 대통령이 불길을 부채질하는 사람이 아니라 치유의 사령관이었던 많은 전임자의 뒤를 따르길 바란다"고 직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군 동원을 시사하며 시위 진압을 위한 초강경 대응 방침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어 경호당국이 최루탄을 쏘며 평화 시위대를 해산, 길을 터주자 시위 과정에서 불이 났던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아 성경을 들어 올리는 '포토타임'을 가져 논란을 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극좌파인 '안티파'를 시위 주도 세력으로 지목,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국면에서도 2016년 대선 때에 이어 '법과 질서의 대통령'을 내세워 이념대결을 시도해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벤트를 통해 나라의 수도, 특히 시내 중심부가 통제되고 있으며 앞으로 시위 장면이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간절히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서도 역풍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등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적 시위 상황이 뉴스를 삼켜버리는 상황에 화가 났으며, 이에 전날 오전부터 이러한 행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주변에까지 시위대가 몰려왔던 지난달 29일 밤 지하 벙커로 피신한 사실이 보도되자 어떤 이유로 누군가가 구체적 내용을 외부에 알렸는지에 대해 역정을 냈다고 WP가 전했습니다.
WP는 "이번 이벤트는 힘을 좋아하고 약해 보이는 걸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10만명도 넘는 미국 국민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팬데믹과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한 이번 사태라는 두 가지 위기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맞상대인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가상대결에서 밀리는 상황에 대해서도 매몰돼 왔다고 WP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 사이에서는 '샬러츠빌의 악몽'도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17년 8월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에게 분명히 따지지 않은 채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가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대선이 몇 달 안 남은 상황에서 당장 흑인 표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고개를 듭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시선을 의식했는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의 행정부는 에이브러햄 링컨 이래 어느 대통령보다 흑인 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며 링컨 전 대통령의 이름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 등을 위한 지역사회 발전 프로그램인 '기회 특구' 사업 통과, 사법 개혁, 흑인 실업·빈곤율 및 범죄율 감소 등을 거론, "최상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흑인 유권자를 향한 구애에 나섰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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