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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긴급제동시설·CCTV 설치…창원터널 ‘사고터널’ 오명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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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화물차 대형사고 8명 사상

창원시, 80억 투입 안전시설 보강

차량 제한속도 시속 70㎞로 낮추고

속도 전광판 등 과속방지시설 강화

중앙일보

지난 5월 김해에서 창원터널을 지나 창원방향 내리막 도로에 설치된 긴급제동시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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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일 오후 1시 23분쯤 경남 김해 쪽에서 창원 방향으로 창원터널을 빠져나와 내리막길을 달리던 5t 화물차가 갑자기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불이 붙었다.

화물차에는 공장 기계에 사용하는 윤활유통(200L 드럼통 30개, 20L 말통 40개)이 실려 있었는데 여기에 불이 옮겨붙었다. 이어 수십 개의 윤활유통이 마치 폭탄처럼 건너편 차선으로 날아갔다. 당시 사고 화물차의 반대 방향 도로에서 창원터널 진입 전 1㎞ 지점을 달리던 승용차와 1t 포터 등 차량 9대가 화염에 휩싸였다. 화물차 운전기사 윤모(당시 76세)씨, 모닝 운전자 유모(당시 55세·여)씨, 스파크 운전자 배모(당시 23세·여)씨 등 3명이 숨졌고, 5명이 다쳤다.

이날 사고 이후 창원시와 경찰은 창원터널 사고예방 시설개선 사업에 들어가 3년여 만에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1일 창원터널 인근에서 2017년 말부터 시작한 시설개선사업 완료 현황을 직접 설명했다.

창원시와 김해시를 잇는 주요 도로인 창원터널은 왕복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다.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8만5000대에 달한다. 터널 구간만 2.34㎞에 이르고 양방향 모두 경사도가 5% 이상이다.

그동안 출·퇴근 시간을 전후로 터널 안에서 갑자기 속도가 줄어드는 ‘유령 정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차량 지·정체가 심했다. 또 터널을 빠져나온 뒤에는 내리막길이 되면서 차량 속도가 빨라져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고 터널’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2017년 11월 윤활유를 실은 화물차도 창원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브레이크 파열로 사고가 난 것이다.

창원시는 이후 80여억원을 투입해 시설을 개선했다. 가장 먼저 창원터널 차량 속도를 시속 80㎞에서 70㎞로 낮추고 과속차량을 단속하는 구간단속 폐쇄회로TV(CCTV)를 달았다.

2018년 3월에는 터널 안 차량 속도와 터널로 진입하는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전광판을 설치하고, 터널 안 과속 시 사이렌이나 클래식 음악으로 위험을 알리는 장치 등 과속방지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그해 7월에는 사고 감지 CCTV도 추가로 설치했다. 기존 CCTV 외에 터널 안 100m마다 모두 46대(창원 쪽 23대·김해 쪽 23대)가 설치된 이 CCTV는 터널 안에서 연기가 발생하거나 차량이 정차하는 것을 자동으로 감지해 터널 관리 직원에게 알려줘 사고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도왔다.

같은 해 12월에는 창원터널 전방 1㎞ 지점에 김해∼창원을 오가는 또 다른 도로인 불모산터널로 빠질 수 있는 우회도로를 새로 냈다. 지난 5월에는 터널을 빠져나와 창원 방향 내리막길에 긴급 제동시설도 완공했다. 스키 점프대처럼 생긴 이 시설은 길이 60m, 폭 10m로 브레이크 파손이나 겨울철 눈길에 미끄러지는 등 제동이 불가능한 차량이 속도를 줄여 강제로 멈추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허 시장은 “창원터널에 안전시설이 대폭 보강된 만큼 ‘위험한 터널’이라는 오명을 벗고 안전한 터널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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