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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두산솔루스 매각 `빨간불`…롯데케미칼 등 예비입찰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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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주요 대기업과 사모펀드(PEF)가 줄줄이 불참했다. 두산 측 희망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인수 후보군들이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두산그룹의 경영 정상화 작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두산은 두산솔루스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이날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유력한 잠재 인수자로 거론됐던 롯데그룹과 SKC 모두 불참했다. 블랙스톤과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유수의 글로벌 PEF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3~4곳의 국내 사모펀드들만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 대상은 (주)두산과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50.48%다. 두산 측은 최소 1조5000억원 수준의 몸값(EV 기준)을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 매각 주간사는 유력 원매자들이 대거 불참한 점을 고려해 추가 참여자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삼일PwC가 이번 매각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관계자는 "두산그룹과 시장참여자들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여전히 큰 편"이라며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제시한 가격 이상을 베팅할만한 인수 후보군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앞서 (주)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독점적으로 협상했었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후 두산과 주간사는 공개매각으로 선회한 뒤 몸값 높이기를 도모했다. 10곳 안팎의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설명서를 받고 입찰 참여를 검토했으나, 매각 측 기대와 달리 많은 관심이 잇따르진 않았다.

시장에서는 (주)두산이 결국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분기부터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두산솔루스 인수를 추진해 왔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 입장에선 스카이레이크와 다시 협상에 나서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주간사를 교체한 뒤 잠재 원매자를 처음부터 다시 찾아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당초 두산솔루스를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매각 자체가 지체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 다른 계열사들까지 시장에 내놔야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두산그룹이 빠르게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말곤 없다"며 "나머지 계열사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분할 이슈도 있어 시의적절한 매각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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