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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코로나19 이후 의료관광 진흥을 위하여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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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한국은 중국·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에서 의료관광 목적국으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의료관광은 정치나 경제적인 외부 영향에 아주 민감하다. 루블화 폭락 같은 환율변동이나 세계적 경제상황, 사드 발표로 냉각되었던 대중관계, 수출규제 후 냉랭해진 한·일관계와 같은 정치적인 상황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아왔다.

한국의 의료관광은 각 지자체 공무원 및 민간 유치업체, 각 의료기관 담당자,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들의 노력으로 연평균 최근 몇년 동안 고속 성장을 해왔다. 특히 2019년은 예년보다 훨씬 다양한 190개국 이상에서 온 의료관광객으로 활황을 맞은 한 해였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늘길이 끊어지며 들어오는 일반관광객뿐 아니라 의료관광객도 거의 없는 위기상황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기회가 찾아오는 것일까? 투명성, 신속한 진단, 철저한 방역과 수준 높은 시민정신 등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K의료,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의료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기대감과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의료관광 불법 브로커를 척결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국가자격으로 부여한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가 매년 배출되어 600여명에 이르는 합격자가 있다는 것은 크나큰 자산이며 업적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의무고용이나 우선고용 등의 법적인 규정이 없어서 이들 중 10%도 채 안 되는 소수만 채용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여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의료관광을 융복합산업이라고 분명히 얘기하면서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중 하나가 복지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 공동명의로 발행된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 국가공인 자격증이 갈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현실은 지금의 낮은 채용률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온 의료관광객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하려면 의료기관에서 직접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를 채용하여 의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고작 병원진료할 때만 동행하여 현지 언어로 통역을 해주는 역할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관광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하여 2023년에는 관광수입 7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75%의 관광객이 모바일 검색을 통해 여행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의료관광시장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추어 나가야 한다. IT강국이요, 5G선도국가에 어울리게 통합된 모바일플랫폼을 구축하여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원하는 잠재고객들이 모바일로 상품과 질병의 치료과정을 검색해볼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는 기관별, 지자체별로 홈페이지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나, 각각의 의료상품과 관광상품을 하나로 묶어주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통합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우수한 의료기술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병원들에도 외국인 환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국제의료관광코디네이터들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이 지원을 한다면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국내 의료관광산업이 다시 일어나 르네상스를 맞으며 미래유망산업으로 위상을 되찾게 될 것이다. 위기 속에 찾아오는 기회도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보낸다.

서은희 공인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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