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일 임시회 소집요구서
통합 “히틀러도 법치 내세웠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현안과 관련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위쪽).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현안과 관련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국회 개원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힘겨루기가 절정에 달했다. 민주당은 이날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 소집을 강행하겠다고 나섰으며, 통합당은 단독 개원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협조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의 근본을 다시 세우는 비장한 각오로 법이 정한 날에 반드시 국회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장정의 첫 걸음”이라며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협치로 둔갑하고,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양 포장됐던 잘못된 관행을 21대 국회서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 소집을 요구키로 뜻을 모았다. 전날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원구성 협의를 이어갔으나 끝내 서로간 입장차만 확인한데 이은 것이다.
국회법상 새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면 7일 내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해야 한다. 이후 3일 내 상임위원장단을 포함한 원구성을 완료하게 된다. 그러나 역대 국회 모두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협상이 길어지며 ‘지각 개원’이 되풀이했다.
국회의장단 선출 역시 원구성 협상 후에 하는 것이 관례였다. 국회의장이 원구성 협상에 앞서 먼저 뽑힐 경우 상임위 강제 배분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 만큼, 통합당으로서는 민주당의 단독 개원부터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5일 통합당의 동의 없이 국회를 열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면, 그 이후 상임위원회 구성이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등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 분명히 밝힌다”고 맞섰다. 정부는 오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30조 규모의 3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연일 단독 국회도 불사하겠다고 강경발언 쏟아내고 있다”며 “모든 독재 정권이 ‘법대로’를 외치지 않은 독재정권이 없다. 심지어 히틀러의 나치 정권까지도 법치주의를 내세워 독재를 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까지 개원 협상은 개원에 필요한 모든 것(원구성 협상)을 일괄 타결한 후에 진행됐다”며 “우리도 물론 법을 지키려고 하지만 민주당이 자기 편한 것만 내세워 ‘법대로 하자’, ‘개원을 법에 맞추자’고 하면 우리당으로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힘이 모자라서 망하는 나라, 정권보다는 힘이 넘쳐서 망한 나라, 정권이 더 많다”며 “힘이 넘치던 항우부터, 오만으로 망한 정권이 무수히 많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윤희·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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