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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향약구급방 간행`이 1236년?…순경 공채 시험서 불붙은 때아닌 고려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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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을 꿈꾸는 수험생 사이에서 때아닌 고려사 논쟁이 불붙고 있다. 지난달 30일 치른 순경 공개채용 필기시험의 한국사 과목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이례적인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순경 공채 한국사 시험은 문제 하나를 복수정답 처리했다.

이번 한국사 시험에서는 '고려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오래된 것부터 바르게 나열한 것은?'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예시로 '㉠ 팔만대장경 완성 ㉡ 삼국유사 편찬 ㉢ 향약구급방 간행 ㉣ 황룡사 9층 목탑 소실'이 제시됐다. 팔만대장경의 완성은 1251년, 삼국유사의 편찬은 1281년, 황룡사 9층 목탑 소실은 1238년의 일이다.

문제는 향약구급방의 간행 시기로 인해 발생했다. 많은 수험서와 백과사전은 이 책이 1236년에 재작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정답은 예시가 ㉢-㉣-㉠-㉡순으로 엮어진 3번이었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이 '향약구급방의 간행 연도가 불확실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경찰청은 문제 출제 교수들과 상의한 후 이런 이의 제기를 받아들였다. 예시 순서가 ㉣-㉠-㉢-㉡로 엮인 4번도 정답으로 인정키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충분히 검토한 뒤 출제했지만 향약구급방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과 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엇보다 시험의 기본으로 삼은 국정 교과서에 연도가 나와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복수 정답을 인정하자 당초 3번을 정답으로 고른 수험생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다. 필기시험 하나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터라 반발은 컸다. 이들은 "경찰청이 근거도 없는 소수설을 받아들여 복수 정답을 처리해 혼란을 줬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만 수험생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청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4일 발표한다. 이후 체력시험, 적성검사, 면접시험 등을 거쳐 최종합격자는 8월 7일 결정한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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