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가 역대 두번째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로 3.1%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소고기 등 축산물과 수산물의 가격이 같은 기간 7%대씩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식사를 하는 빈도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지난해 9월(-0.4%) 처음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이후 8개월만에 통계 작성 이래 두번째 ‘마이너스 물가’다. 전월 대비로는 0.2%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로 농축수산물과 서비스, 전기·수도·가스의 소비자물가는 상승했지만 공업제품이 떨어졌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판매대에 놓인 삼겹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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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농산물 소비자물가가 -0.5% 빠진 가운데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7.2%, 7.7%씩 상승했다. 반면 공업제품은 이 기간 저유가로 인해 석유류 물가가 빠지면서 2% 내렸다. 전월 대비로는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4.3%, 0.2%씩 상승했다.
축산물 가운데 돼지고기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2%, 전월 대비 11.2% 상승했다. 돼지고기 물가는 지난 3월 9.9%, 4월 2.6%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달 2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6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1㎏당 2만3827원으로 2017년 7월 26일(2만4267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비쌌다.
통계청이 조사한 국산 쇠고기 물가도 전년 동월대비 6.6% 올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같은달 29일 기준 1등급 한우 등심 1㎏ 소비자 가격은 9만7319원이다. 한우 등심 유통 가격 통계를 발표를 시작한 2011년 4월 이후 역대 최고 가격이다.
해산물과 채소, 과일 등 계절이나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소비자물가를 취합한 신선식품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로 3.4% 올랐다. 생선과 해산물을 가리키는 신선어개는 전년 동월 대비 8.9%, 신선채소는 9.8%씩 상승했다. 반면 작황이 좋았던 신선과실은 5.4%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 보면 신선식품지수는 2.5% 하락했다. 이 기간 신선채소는 2.9%, 신선과실은 3.9%씩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 변동 추이./통계청 |
통계청은 이 같은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 이상 급등의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외식보다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지목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집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면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안 국장은 "집에서 소비하는 분위기 확산에 더해 재난지원금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난지원금으로 고기를 사먹는 사람이 늘면서 축산물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해석이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4월부터 지원금 지급을 시작했고 중앙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5월 중순부터 지급했다. 이 때문에 5월 소비자물가에도 지원금 관련 소비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국장은 "지원금의 효과는 6월 통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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