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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농활 가냐고요? 패션을 모르시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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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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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언제나 광활한 대지에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이 줄어든 요즘, 패션계는 '텃밭'에 눈을 돌렸다. 위에는 재킷에 아래는 잠옷을 입은 '집콕 패션'이 대세로 떠오른 데 이어 최근에는 바로 모내기하러 나가도 될 듯한 '농촌 패션'이 인기다.

최근 방송계에서도 ‘모내기 패션’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과거 ‘촌티’의 상징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시원한 소재의 일명 ‘냉장고 바지’로 불린다. 요즘 유행하는 벤딩(허리 고무줄) 타입이라 “안입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입은 사람은 없다”는 평이 붙는 스타일이다. 트롯맨 F4가 TV조선 '뽕숭아학당'에서 먼저 '몸뻬(일바지)' 패션을 선보였다. 농활이 주제였던 지난주 방송을 앞두고 팬들은 '몸뻬 차려 입고 함께 시청해요'라고 온라인에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배우 송승헌이 정신과 의사로 출연하는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도 '멋짐'을 버리고 '일바지 패션'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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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거지 모자(버킷햇)에 멜빵바지가 요즘 젊은층에게 가장 사랑받는 농부 패션 아이템이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베란다 텃밭이라도 가꾸려는 '홈 가드닝'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집에서든, 밖에서든 입기 편한 멜빵바지가 함께 떴다. 드라마 '동백이' 공효진도 한몫했다. 드라마에서 꽃무늬 복고풍 붐을 일으킨 공효진이 최근 tvN '삼시세끼'에 벙거지 모자와 멜빵바지를 차려 입고 등장한 것. 방송 후 그녀가 쓰고 나온 모자가 일시 품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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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햇/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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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유행했던 ‘벙거지’가 몇 년 전부터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중심으로 인기를 얻더니 이제는 브랜드별 컨셉과 다양한 디자인들로 풀어낸 ‘버킷햇’으로 돌아온 것. 버킷햇은 휴가철 스타일링을 완성해줄 뿐 아니라, 원마일 웨어(one-mile wear, 집 안이나 근처 1마일(약 1.6㎞) 반경 내로 가볍게 외출할 때 입기 좋은 옷차림)의 필수품, 평상시 출근 할 때 포인트로도 활용돼 패션성과 실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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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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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빵바지는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주인공 찰리 채플린이 입고 나온 공장 작업복 이미지가 강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한 번에 입고 벗기 편하다는 이유로 질긴 데님(청) 원단으로 만든 오버올(overalls·멜빵바지)이 대거 유행했고, 멜빵바지와 비슷한 점프 슈트(상의와 하의가 붙어 있는 바지) 역시 작업복으로 애용됐다. 편한 착용감에 1970년대 히피족 사이 인기를 끌었던 멜빵 패션이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유행한 건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 때문. 자율을 부르짖는 'X세대의 상징'이었고, 귀여우면서도 자유로운 길거리 패션 느낌을 자아내서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과 이효리, 비가 혼성 그룹 결성을 앞두고 쌈디, 지코, 황광희, 코드쿤스트와 함께 한 방송에서 요즘 랩과 90년대 랩 스타일을 선보인 쌈디의 옷 차림 한쪽 고리를 푼 역시 멜빵 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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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화면 캡쳐


요즘 젊은이들은 브라톱(가슴 부분만 가린 짧은 의상)에 멜빵바지를 입어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동백이'처럼 빨간 양말로 포인트를 줘 촌스러운 듯 발랄한 느낌을 얹는다. 패션 전문가들은 "가슴이나 엉덩이가 빈약한 스타일, 체형에 콤플렉스가 있는 경우 멜빵바지를 입으면 단점을 가릴 수 있다"고 귀띔한다.

한 가지 흠이라면 다섯 살 어린애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 최근에 50대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페즈까지 멜빵바지를 입으며 열풍에 동참했지만, 일반인들이 소화하기엔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 미국 인스타일 매거진은 "멜빵바지와 대조적 효과를 주기 위해 여성스러운 러플(커다란 물결 주름) 소매나 발등이 모이는 끈 스타일 하이힐을 신으면 어린아이 느낌에서 벗어나 한결 멋스러워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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