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소규모 교회 13곳서 모임 열어
인천시, 종교시설에 집합 제한 검토
원어성경연구회 확진자 14명으로
노인 1명 사망·1명은 상태 위중
쿠팡발 감염, 서울 동부교회로 전파
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 부평구 성진교회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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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회 소모임·행사를 매개로 5월 이후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70명 가까이 나오는 등 또다시 종교 모임이 감염병 확산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서울·경기 신도 모임인 원어성경연구회 소모임에선 사망자도 1명 확인됐다. 인천시는 전체 종교시설 4234곳을 대상으로 집합제한 명령을 내릴지 검토하고 있다.
1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개척교회 목사 ㄱ(57·여)씨가 전날 확진된 데 이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여러 지역에서 ㄱ씨와 관련된 28명이 이날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ㄱ씨를 포함해 16명이 목사고, 5명은 목사 가족, 나머지 8명은 신도 등으로 조사됐다.
확진된 목사와 신도들은 5월25~28일 소규모 교회 13곳에서 번갈아 열린 성경 모임과 기도회 등에 참석했다. 특히 ㄱ씨는 부평구·미추홀구 교회 4곳을 방문했다. ㄱ씨의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확진자 가운데 최소 16명이 무증상자여서 “ㄱ씨가 전파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인천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개척교회 특성상 모임이 비좁은 장소에서 이뤄졌고,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대부분인 24명의 거주지인 인천시는 관내 전체 종교시설에 2주간 집합제한 명령을 내릴지 검토하고 있다. 명령이 내려지면 상시 마스크 착용과 집회 전후 소독·환기, 유치부·청소년부 모임 자제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모임이 가능하다.
제주도 단체여행을 다녀온 경기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과 관련해서도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12개 교회 25명이 참석했던 5월25~27일 제주도 모임에서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 11명 중에는 여행을 함께하지 않은 확진자의 초등생 가족 등도 포함돼 있다.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는 14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 70대 남성 1명은 지난달 24일 숨졌는데, 이는 첫 환자 발생 이후 나흘 만의 일이다. 80대 여성 1명은 상태가 위중해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서울 강남구 동인교회와 관련해 경기 구리시 일가족 등 11명, 경북 구미시 엘림교회 관련 9명,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관련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가천대에서는 지난달 30일 확진된 한국대학생선교회 회원 학생 2명과 친분이 없고 동선이 겹치지 않는 또 다른 학생이 이날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바이러스가 옮겨간 것으로 보이는 수원 동부교회에서는 확진자 4명이 더 나와, 관련 환자가 8명으로 늘었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112명이며, 대부분 1~2차 감염이고 3차 감염은 3명으로 파악된다.
방역당국은 최근 교회 성경연구회 등 소모임, 종교행사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전파가 확산하자 모임 자제와 비대면 모임으로 전환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 주말에 다수의 교회에서 어린이 예배까지 재개하는 등 예배 참석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 곳이 많은 점을 고려한 조처다. 경기도는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물류창고업, 운송택배 물류시설, 집하장, 콜센터, 장례식장, 결혼식장에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최하얀 이정하 김기성 허호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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