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견…양순임 유족회장 주장
“정대협·윤미향, 피해자 중심 단체 아닌 권력 단체로 살찌워”
“‘망향의동산에 묻어 달라’는 할머니, 유언 대신 납골당 안치”
유가족 “누구는 사리사욕 채우는데 누구는 쩔쩔 매고…억울”
양순임(오른쪽) 사단법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장이 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의 한 식당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전신)의 해체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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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인천)=박상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할머니들이 생전에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전신)과 윤미향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즉각 해체돼야 한다. 정부에서 더 이상 이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의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희(이하 유족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과 정대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족회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 식당에서 회견을 열고 “우리 유족회가 정대협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고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노력해 왔다”며 “정대협이 이 모든 것을 송두리째 훔쳐 가 자신들을 위해 치부해 온 또 하나의 부정의롭고 불의한 이익단체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30년 동안 할머니를 위해 도대체 무슨 성과를 거뒀는가”라며 “우리 유족회가 추진해 온 역사와 기회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의연은)해체 외에는 답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회견에는 양순임(76) 유족회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2명이 참석했다. 양 회장은 이날 소복을 입은 채 회견장에 나타났다. 유가족 두 명은 마스크를 써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그간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단법인인 유족회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전후 군인,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1973년 만든 단체다.
특히 양 회장은 “‘죽으면 (충남 천안)망향의동산에 묻어 달라’는 고(故) 강순애 할머니의 유언을 정대협과 윤미향은 정대협 소속이 아니라 유족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무시해 왔다”며 “강 할머니는 결국 납골당에 안치됐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정대협과 윤미향은 수십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피해자 중심의 단체가 아닌 권력 단체로 살찌웠다”며 “그동안 수많은 세월 동안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혈을 빨아 왔음에도 정대협(정의연)이 계속 존속된다면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할머니들은 마지막 고혈까지 빨리며 이 단체의 내일을 살찌우는데 희생돼 쓸쓸히 죽어 가는 비극(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용수 할머니의 지적처럼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도덕성을 상실했다”며 “모든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이 단체가 존속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민들을 계속 속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한 유가족들 역시 정대협(정의연)과 윤 의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모 할머니의 딸 김모(74) 씨는 이날 회견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지만 TV를 보니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며 “어떤 사람은 집을 몇 채씩 사고 거기다가 그 돈으로 자식 유학을 보내지 않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누구는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누구는 (생활고에)쩔쩔 매고 정말 분하고 억울하다”면서 “우리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지만 자기(윤 의원)는 할머니들 모시고 다니면서 기부금, 후원금 다 자기가 쓰고 있지 않나. 그런 돈은 다 (피해자들에게)나눠 줬어야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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