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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멈추지 않는 이재용의 반도체 투자…이번엔 8조 투입해 낸드 라인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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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파운드리 조성 발표 열흘 만에 추가 투자 계획 밝혀

이재용 검찰 수사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 약속 지켜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삼성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잇단 검찰 수사와 미·중 갈등 격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투자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005930)는 평택캠퍼스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를 지난달 착수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 규모를 8조원 안팎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는 지난달 21일 평택캠퍼스 2라인에 약 10조원을 투자해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선제적인 결단을 통한 ‘초격차’ 유지 전략으로 미래 기회 선점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 미래 내다본 공격적 투자 행보

이 부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20’을 발표한 이래 올해 2월 화성 EUV 공장을, 5월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각각 방문했다. 또 지난달 평택 파운드리 라인 투자에 이어 이번에는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까지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언급했다. 같은 달 21일 평택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조성 결정 때도 “어려운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발표는 이 부회장의 이같은 약속이 배경이 됐다.

평택캠퍼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도래와 5세대 이동통신(5G) 보급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의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확산 추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조성된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전초기지다. 이 부회장은 당시에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그는 1개 라인에 약 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는 평택 반도체 단지 투자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용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제적인 투자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017년과 2018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호황기에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전자는 18년 이상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6세대 V낸드 제품을 양산했다.

이번 투자로 증설된 라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V낸드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첫 삽을 뜬 지 5년 만에 ‘허허벌판’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망라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기지’로 거듭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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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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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 속도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는 화성과 평택, 해외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점유율은 2018년 대비 2%포인트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추격이 만만치 않다. 중국 양쯔메모리(YMTC)는 지난 4월 삼성의 6세대 낸드 수준인 128단 낸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르면 올 연말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어서 삼성과의 격차를 1년 수준으로 좁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발표는 고품질·고성능 제품 기반 기술 우위를 확대하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초격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최고의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경제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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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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